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ppel du vide Dec 20. 2022

공정 평가를 위한 제언

기업문화에 있어서 평가의 중요성

A 팀장이 팀원 2명의 하반기 평가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명은 A팀장이 팀내 아니 회사내에서도 S등급에 속할만 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인재인 ㄱ과장이다. 또 한명은 B등급에 속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회사를 유지하는데는 필요한 평범한 인재인 ㄴ과장이다. 문제는 ㄱ과장과 ㄴ과장 모두 금번 평가기간중 설정했던 목표치만을 100%달성하는데 그쳐 회사기준상 모두 B등급을 줘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과로만 보면 당연히 둘다 B등급을 부여해도 상관없지만 왠지 우수인재인 ㄱ과장의 성과는 더 높아보이고 ㄴ과장의 성과는 그저그래보인다. 그래서인지 ㄱ과장에 더 높은 평가등급을 주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ㄴ과장이나 다른 팀원들이 평가가 불공정하다며 평가이의를 제기할 것 같다. 그렇다고 똑같은 평가등급을 주면 ㄱ과장이나 ㄴ과장 모두 받아들이겠지만 팀장 입장에서 보면 같은 평가등급일지라도 ㄱ과장의 결과물이 팀에 기여하는 바가 더 높아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 팀장은 두 팀원 각자에 대해 어떤 평가등급을 각각 부여해야 공정한 평가가 될 것인가?


평가에 있어 많은 의견과 방법들이 사용되고 제시되지만 최근 하나의 공통점은 공정에 대한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세대의 변화때문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수준의 상향과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인식의 상승이 이미 90년대부터 교육과 사회적 현상으로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현재 사람들의 인식은 기본적으로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공정이라고 하는 기준은 사회적 공정보다는 개인적 공정에 좀더 가깝다고 생각된다. 공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서로 납득은 하지만 각각의 입장에 따라 공정의 기준이 다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공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어떻게'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정 평가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평가가 끝나고 난 뒤 공정했다고 여기는 회사 구성원들은 많지 않다.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도 뭔가 찝찝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서 그냥 좋을 뿐이다. 나쁜 평가를 받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왜 자신의 평가결과가 안 좋은지에 대해 그 이유를 들어도 가슴 속에서 납득하지 못하고 결국 회사와 평가자에 대해 불만을 품은 체 다시 일하게 된다. 평가가 끝난 후 소위 블라인드에는 평가에 대한 불만이 가득 올라오고 친한 사람들끼리 모인 곳에서는 누구누구의 평가가 어떻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곤 한다.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회사에서의 평가 공정성은 찾기 힘들어보인다.

평가결과가 연봉협상이나 승진평가 등과 연계되면 공정성에 대한 불만은 더욱더 커지게 된다. 마땅히 되어야할 자신이나 누군가는 되지 않고 그저 아부나 하던 누군가가 더 잘나간다 혹은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들만 가득해진다. 차라리 평가가 없어져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직원사이에 회자되며 회사의 기업문화는 점차 그누구도 모르게 침울해져간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우선 평가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목표작성 방법과 달성결과에 대한 평가방식이 확정되고 이를 전 임직원이 알수 있게 공지해야 한다. 이를통해 회사와 직원간의 평가에 대한 약속을 미리 하는 것이다. 대입시험을 생각해보자. 만약 대입시험방법이나 운영방식 등이 고등학교 3학년들이 한참 공부하고 있는 2학기 말에 혹은 시험기간 몇일 전에 알려진다고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불합리한가.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 심지어 사회 전반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회사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목표달성 기간 중 평가방식이 바뀌어 그것을 공지해주는 경우는 그나마 양반이다. 아예 평가기간중 평가방식이나 배분율 등을 안내하거나 아예 평가가 끝난 후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이래서야 누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직원들이 어떻게 회사를 믿을 수 있겠는가. 회사 사정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약속도 안 지키는 회사를 직원들이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그 직원이 가진 역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목표가 주어져야 한다. 너무 높아도 안되고 적당해서도 안되며 너무 낮아도 안된다. 조금 높은 수준의 목표는 그 직원이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성장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정해야한다. 물론 그 직원과 합의해야한다. 납득하지 못하면 직원은 받아들이되 움직이지는 않는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걸맞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 목표만 높게 주고 아무것도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면 회사에 대한 신뢰는 깨지기 시작한다.

평가자의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야 한다. 몇년 이상 평가자로 있게 되면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리더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리더들이 평가를 망치기 쉽상이다. 매번 목표를 새롭게 정하듯이 평가기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온갖 평가오류를 다시 살펴보고 자신의 이전 평가를 되짚어보며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았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매번 인사팀에서 주는 평가가이드를 대충 보는 리더가 너무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인사팀도 마찬가지로 이전 평가가이드와 전혀 다른바 없이 공지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한다. 여러 평가자로부터 평가가이드 자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서 공지해야 한다.

기업문화는 캠페인을 통해 확립되거나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가 등 다양한 인사제도와 그에 대한 세밀한 시행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확립되고 인식된다. 제대로된 기업문화를 만들기위해서는 이러한 하나하나의 요소들을 모두 살펴보고 추구하는 기업문화, 핵심가치와 적합하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한다. 그래야 제대로된 기업문화가 각 임직원들의 행동에서 마음에서 나오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기업문화는 알기 쉬워야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