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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뚱이 Dec 16. 2020

조직내 2인자의 소통 스킬

-매력 리더와 마력 소통

부회장, 부사장, 부팀장... 수많은 副 직책자들, 2인자들의 고충은 애매모호한 '직책 Identity'에서 기인한다. 과연 내가 회장인가 스탭인가? 사장인가 스탭인가? 팀장인가 스탭인가? 리더인지 팔로워인지 정체성도 모호하지만 직급과 직책이 다를 경우(예:직급은 부사장이면서 직책은 대표이사)는 권한 행사의 범위도 헷갈린다.


사실, 수많은 副들은 공식적으로(사실, 조직에는 공식적인 副 외에도 비공식 채널러 2인자들도 많이 존재한다) 조직의 'Successor(후계자)' 개념으로, 正 직책자들을 보좌하며 그들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배우고 리더십 역량을 키워나가는 팔로워라고 표현할 수 있다. 동시에 하부조직(원)을 통솔하는 또 하나의 리더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자연스럽게 하부조직(원)과 윗사람(正)의 중간 소통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조직의 외부 관련 일들과 비전, 방향성, 굵직한 전략 제시 등을 주 Task로 수행하는 正들의 '대감마님 소통력'과는 달리, 副는 조직의 내부 구석구석을 훑으며 기저에 깔려있는 내밀한 정서까지 포착하는 '안방마님 소통력'을 요구받게 된다.

한편, Successor로서 副는 '正의 관점'에서 올바르게 판단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때 正과 副의 사이에서 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다. 즉, 副가 어떤 상황에 대하여 '판단'만 해야 하는데, 실제 '의사결정' 행동까지 하여 正의 오해를 사는 경우가 그것이다. (물론 공식적인 R&R이 주어졌다면 당연히 의사결정까지 할 수도 있다) 


둘 간에 신뢰가 도타운 관계라면 몰라도, 마음이 너그럽지 못한 正이라면 자신의 권한을 침범한 副를 못마땅해할 것이고, 늘 그렇듯이 副의 역할의 축소 또는 제약, 결국 제거 상황까지도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인자 副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 영원한 정계의 2인자 故 김종필 총리의 말이 해답일 수 있다. 그는 자서전에서 "2인자는 첫째 절대 1인자를 넘보지 말고 품격을 유지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 둘째 성의를 다해서 보좌하는 인상을 주면서 아무리 억울한 일이 있어도 참고 견뎌야 한다. 진정한 인내는 참을 수 있는 것을 참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다"라며 2인자론을 말했다. 


요약하자면, 2인자의 소통의 방향은 결국 1인자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혹자는 말한다. 1인자의 방향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망하는 길이어서 어쩔 수 없어서 자신이 '조직을 위해' 1인자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사실, 최근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로버트 켈리는 '팔로워십' 이론을 전개하면서 1인자에게 조언을 하는 2인자가 진정한 스타 팔로워라고 하긴 했다. 그리고 켈리가 이야기한 부분은 원론적으로 옳다. 그런데, 둘 간의 아무런 심리적 관계없이 1인자에게 함부로 조언을 건네는 2인자는 조직이 망하기 전에 자신이 망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무턱대고 1인자에게 조언하지 말라. 

正은 副와 '신뢰'라는 심리적 끈끈이가 형성되지않는 한, 결코 副의 조언을 듣지 않는 존재이다. (듣는 척은 할 것이다... 많은 코칭과 훈련에서 리더의 큰 덕으로 '경청'이라고 주야장천 주입했을 터이니) 하지만, 당신이 正이라고 생각해보라. 나의 코드도 맞추지 않고, 나의 허락이 없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마음대로 하는 副가 있다면, 아마도 당장에 Fire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1인자와 신뢰를 쌓는 것이다. 조언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조언 스킬 역시 매우 중요하다. 1인자의 생각을 바꾸는 것인 만큼, 당연히 '빼박'증거와 Fact 및 Data를 가지고 조언을 해야 한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성적으로는 '나는 당신의 편이요'라는 느낌을 계속 상대방에게 암시를 해야 한다.(일종의 최면이랄까) 


副로서 살아가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찌 알겠는가. 내일 바로 당신이 正으로 발령 나게 될지...

그때가 되면, 당신의 副이었을 때를 꼭 기억하고 그들의 고충과 조언을 관대하게 듣기를 바란다. 조직은 正이 이끌어가는 것도 아니고 副가 이끌어 가는 것도 아니다. 


둘 모두의 신뢰와 협력, 그리고 조직원 모두가 목표를 향해 한 마음이 될 때 비로소 '전진'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2020년의 마지막 달, 용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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