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J 신랑과 ISTP 신부 #3
-대포 목소리 신랑과 소음에 민감한 신부
어느날 저녁, 퇴근하고 식사하고있는데, 여느때처럼 밥을 가득 우물거리며 아내에게 중얼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아내의 반응이 이상했다. 평소에는 내가 말하는 내용에 따라 즉각 대답을 하거나 추임새(응, 그래, 어째서? 등)를 넣는데 이상하게도 시차가 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ㅇㅇ 대리 알지? 그 친구가..." 이렇게 화제를 꺼내면, 한참 뒤에 "응, 응"하면서 맞장구 치는 것이었다.
"뭐야, 이거~내 말 듣는거유?" 잠깐 아내를 살펴 보던 나는, 아내의 귀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스폰지로 만든 뭔가를 끼고있었다. "이어폰이여? 뭐여?"하며 내가 빼내려하자 아내는 "어머나? 이걸 아직도 끼고 있었네..."하면서 겸연쩍어하며 귀에서 스펀지를 뺐다. 낮에 볼링 운동할 때 끼었다고 한다. "왜?" "옆 레인 아줌니들이 하도 시끄러워서..." "어이구~~"
잇팁 아내는 소음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식당에서 옆 테이블 사람들이 너무 떠든다고 궁시렁대질 않나 영화관에서 뒷좌석 사람들이 너무 짭짭대며 음식먹는다고 짜증내질 않나...그것도 그들이 다 들을 정도로 불만을 토로하여 옆에 있는 내가 민망할 정도이다.
하여튼, 잇팁들은 자신만의 소통 습관이 정해져있다. 예를들면 사람들 많은 곳에 있을 때...이때는 우선 귀기울여 경청한다. 거의 말 한 마디 하지않고...꼭 필요한 말만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별로 없을 때...이 때도 우선 경청한다. 경청한 이후에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대화 상대가 맘 맞는 사람이라면 밤을 꼴딱 새워 같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럴때는 오히려 다른 유형보다 더 시끄럽다. 하지만 맘에 없는 사람들이라면 여전히 경청만 한다. 끝없이...
이 기회에 잇팁과 엔프제 소통 방식을 정리해보려한다.
[상황 1. 퇴근후...]
-엔프제 신랑 : 자기야, 오늘 열탱이 터져 뒈지는 줄 알았엉...탱구리 부장 넘이 나한테 보고서를 던지면서 어쩌구 저쩌구~~~(약 10분간 열이 올라 옷도 안갈아입고 자기 이야기만 주구장창 이야기하고있음)
-잇팁 신부 : 걍 퇴직해.
[상황 2. 저녁밥 먹으며...]
-엔프제 신랑 : 그래가지고 말야, 옥상에 올라가서 담배 한 대 때리고있는데, 옆에 까치 새끼들이 지나가면서 똥을 찍 나한테 깔기지 모야~~~(또 10분간 열탱이 터져 우물우물 밥을 씹으며 자기 이야기만하고 있음)
-잇팁 신부 : 걍 총으로 쏴
[상황 3. 취침전, 이불 속에서...]
-엔프제 신랑 : 자기야 그 영화봤어? 000 말야...19금 영화. 그거 죽여주더라~~주인공이 테크닉이 좋은가봐...내가 보기엔 다 늙어빠졌던데~~~어쩌구 저쩌구(또 10분간 이불 속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중얼중얼 영화 이야기만 하고 있음)
-잇팁 신부 : (뻥! ->발로 신랑 차는 소리)
하여튼, 엔프제 신랑과 잇팁 신부의 커뮤니케이션은 원형이 아니라 한쪽이 기울어진 타원인 것 같다. 그러나, 타원이든 원형이든, 어쨋건 원 모양을 유지해야 한다. 서로에게 각진 도형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