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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트너 고보경 Jun 11. 2023

1분만 잠:시[詩] _ 장례식장

주인공은 말이 없는 곳

사람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는 곳

정작 주인공은 말이 없는 곳


가끔은 그곳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른 채 발걸음 하게 되는 곳


눈물범벅

콧물 범벅하다가도

어느 순간 웃음꽃도 피는 곳


죽은 자의 이야기는 점점 희미해지고

산 자들의 이야기들이 점점 선명해지는 곳


그러려고 하는 의식

하얀 꽃 속으로 주인공을 놔주는 의식


끝을 위한 의식이

남겨진 사람을 위한

시작 의식으로 뒤바뀌는 곳


떠나는 자의 끝이

남겨진 자의 시작을 격려하는 곳


그곳의 주인공은 말이 없다

하얀 꽃과 한 묶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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