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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트너 고보경 Jun 12. 2023

갈 길이 있어도 헤매는 길. 막가도 도착하는 길.

인생이라는 길



헤매는 건 아닌데,

그렇게 보이는 곡예 운전.

© introspectivedsgn, 출처 Unsplash



정처 없이 떠나는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자유를 선사하지만, 그걸 보는 남에게는 위태함을 선물합니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 제아무리 베테랑도 불안한 곡예 운전을 하게 되죠.



눈과 손은 별로 관련 없어 보이지만, 운전자의 시선이 흔들리면, 운전대도 흔들리고, 덩달아 차역시 흔들거리죠. 많이 흔들려본 운전자는 흔들려도 가는 게 차라는 걸 알고 즐기죠. 결국에 차는 갈 길 간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죠. 그런 운전자 옆에는 꼭 걱정이란 놈이 붙들려 메여 있습니다. 안전벨트로 채워져 있죠.




길이 아닌 건 아닌데,

꼭 길이 아닌 것만 같이 보이는 길.

© hyundaimotorgroup, 출처 Unsplash



그런 길은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안 가죠. 정해진 표준 차선이 그려지지 않은 곳은 아예 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게 길인가?' 운전자도, 보는 남도 동등하게 불편이라는 공용 감정을 나눠가집니다. 이때 뒷자리에 있는 자신감이 슬쩍 안전벨트를 풀어헤칩니다. 그럼 가는 거죠.



자만과 거만만 태우지 않으면 괜찮습니다.



불안과 자신감이 함께 하는 길은 표준 차선도 없어도 갑니다. 갈 길 정해져 있어도 헤맵니다.



갈 길을 몰라도 가고, 도착합니다.

기름 떨어지면 도착하는 곳을 종착지 삼죠.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여긴 어디? 난 누구?



도착한 곳엔 후회도 있지만, 아름다움도 보이죠. 원 없이 질주해 봤다면, 가보고 싶은 곳을 끝까지 질주해 가봤다면, 꽤 남는 장사입니다. 괜찮은 모험입니다.



기름을 대가로,

차를 수단으로,

움직이는 데로 가보고 싶은 길을,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는 길.



삶을 보험이 아닌 모험으로 대우하는 길.



인생이라는 길.



#글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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