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 없이 떠나는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자유를 선사하지만, 그걸 보는 남에게는 위태함을 선물합니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 제아무리 베테랑도 불안한 곡예 운전을 하게 되죠.
눈과 손은 별로 관련 없어 보이지만, 운전자의 시선이 흔들리면, 운전대도 흔들리고, 덩달아 차역시 흔들거리죠. 많이 흔들려본 운전자는 흔들려도 가는 게 차라는 걸 알고 즐기죠. 결국에 차는 갈 길 간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죠. 그런 운전자 옆에는 꼭 걱정이란 놈이 붙들려 메여 있습니다. 안전벨트로 채워져 있죠.
그런 길은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안 가죠. 정해진 표준 차선이 그려지지 않은 곳은 아예 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게 길인가?' 운전자도, 보는 남도 동등하게 불편이라는 공용 감정을 나눠가집니다. 이때 뒷자리에 있는 자신감이 슬쩍 안전벨트를 풀어헤칩니다. 그럼 가는 거죠.
자만과 거만만 태우지 않으면 괜찮습니다.
불안과 자신감이 함께 하는 길은 표준 차선도 없어도 갑니다. 갈 길 정해져 있어도 헤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