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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틀란 Feb 11. 2021

같거나 다르거나

29호 30호

이름없이 오디션을 치른 무명가수들의 잔치가 끝났다. 김해와 창원의 가수 좀 안다는 사람들은 '아주 그냥' 월요일밤마다 TV에다 코를 박았다.

마지막날, 생방시간인데 우리작가님은 문자보내라고 독촉이다. 또 피디랑 음향감독까지 보내고 있다. 결과는 우리의 29호를 제끼고 30호가 1등을 먹었다. 하지만 다들 이렇게 만족스런 오디션 프로그램은 처음이란다.

전국투어도 한다니, 울동네에서도 하게 해달라자며 또 코로나이후 볼수 없었던 웃음꽃들을 피운다.


29호 정홍일 가수는 사십대중반으로 마산 싸나이다. 3.15탑 분수대앞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한동안 생방송에 자주 와서 헤비메틀로커의 창법을 발라드하게 바꿔서

'소 서윗'한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었다. 말이 쉽지, 록커가 발라드를 부르기란, 창법을 바꿔서 부르기란, 새하늘을 여는 일과 같다.

그의 개인적인 특징가운데 특이한 것은 늘 생각에 잠긴 듯한 태도였다. 인사 잘하고 인터뷰 잘하고 노래 잘하면 음악프로그램 출연가수로는 최고다.

그런데 이 가수는  늘 사색하는 분위기를 놓치않고 있었는데, 어떤 때는 진행자인 내가 뭘 실수했나 싶은 생각까지 들게 했다. 자신의 노래의 새 장을

열고 싶었던 고민의 시간이었으리라 믿는다. 결국 다양한 창법을 구사할수 있는 가수가 되었다.


.30호 이승윤씨는 서서히 가족적인 배경이 드러나며 화제가 되었다. 본인에게 부담이었을까, 아니면 도움이었을까. 상관없었겠다.

부르는 노래마다 새로운 편곡에 자신만의 세계로 놀러가게 하는 힘이 있었다. 목소리가 트이지 않은 것 같은 가창력을 덮고도 남는 힘이었다. 결국 30호도 곁에서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끝없이 자신의 노래에 대해 생각을 거듭한 가수같다. 뭐랄까, 생각을 통해 없는 길을 열려고 했던 아티스트같다.


두가수, 29호 30호, 정홍일과 이승윤이 지금 이 시점에 사람들을 감동시킨것은 고독하게 자신을 향한 질문을 끝없이 던진 결괴라고 생각한다.

그외 엔터테인먼트는 잘 모르니 제외한다.

그냥 자신이  부르는 노래와 노래 하고 있는 자신과 자신의 노래에 환호하거나 혹은 냉랭한 사람들에 대해서 끝없이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감각과 본능에만 의지하지 않게 되었을테고, 음악을 수단으로 자신을 비롯, 인간을 그리려 한 시간들이 이제야...


생각하고 노래하는 가수와 생각하지않고 노래하는  가수의 그것은 확실히 다른것을 옆에서 꽤 많이 보았다.


그들이 심사위원석에 앉은 몇몇보다 훨씬 커 보였던 이유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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