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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진 Dec 02. 2021

최고, 최초, 최대 - '최시리즈'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회고 Retrospection

최고, 최초 또는 최대 - '최시리즈'를 활용한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 


1. 치열하고 험난한 삶에서 넉넉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시리즈 - 최고, 최초, 또는 최대 - 에 주목해야 한다고 배웠다. 


2. 수 년 전 몸 담고 있던 회사의 네번째 강령은 '직장은 인생의 학교'였다. 배움은 학교에서 이미 어느정도 하고 오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직장 생활을 통해 더 많이 배우니 딱 그 표현 그대로였다. 많은 본이 되는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많은 배움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저 '최시리즈'였다. 


3. 최시리즈로 개인의 삶을 반추해보니 '최고'로 가자니 뛰어난 사람들이 주변에 이미 너무 많았고 치열했다. 과정 속에서 겪을 즐거움보다 상처와 희생이 더 많을 것 같아 보였다. '최대'로 짓누르기엔 가진 자원이 많지 않았다. 넘치는 자본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목도하며, 이것도 현실 가능하고 의미있는 전략이란 생각이 들긴 했다. 개인 관점에서는 꾸준히 무언가를 축적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쉽게 답이 보이지 않았다. 


4. '최초'는 상대적으로 쉬워보였다. 안테나를 잘 곧추 세우고 승부 가능할 법 한 market에서 '먼저' 시작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지금은 MOOC(온라인 공개수업)가 일반화 되었지만 십년도 전에 MIT가 대학 최초로 대학 강의 content를 public에 온라인으로 공개하던 그 때, Coursera(코세라)의 content를 한국의 네이버 까페에서 번역 자막을 달아 개인들이 옮겨 퍼오던 그 당시엔, MOOC라는 단어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활성화 되어있는 K-MOOC라는 단어와 사업 역시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한국형 Coursera를 꿈꾸며 스타트업을 준비했었다. 


5. 당시 스타트업 시도의 실패 이유를 스스로 두 가지 관점으로 돌아보았다. 첫째, 당연히 겪을 어려움과 장벽들을 가열차게, 그리고 끊임없이 견디고 헤쳐나갈 열정과, 그에 상응하는 미션이 내면에 불타오르고 있었나 하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불을 지속하지 못했다. 둘째, 최초라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초이더라도 분명하고 명확한 시장의 니즈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시장의 니즈가 있어 보였다. 그럼 왜 안되었을까? 


6. '최초'는 시기적으로 너무 앞서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발자국 앞서면 안되고, 반 발자국만 앞서야 한다. 그래야 market의 mass를 customer로 불러올 수 있다. 그래야 비즈니스와 고객 외에 사회/정치적 외부 흐름에도 같이 편승할 수 있다. 또 다른 몸 담았던 조직에서 '창직'이라는 키워드와 콘텐츠가 실업을 줄이고 새로운 직업 창출을 발생시키는 좋은 대안으로써 활용되는 것을 경험하며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7. '최초'인 경우, '진입장벽 구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달았다. 최고 및 최대는 긴 시간 혹은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지만, 최초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시작 포인트만 캐치하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단적인 예가 벌꿀아이스크림 비즈니스 일 것이다. 한때 그 비즈니스는 고객들의 환호와 관심을 받았지만, 후속으로 우후죽순 등장한 후발주자들에 의해 상황이 오히려 역전되고, 결국 문을 닫았다. 최초로 시작함으로써 주목받은 관심은 후발주자들의 발빠른 시장 진입을 불러온다. 마켓의 파이/사이즈 확장에는 긍정적이지만 최초에 시작한 업체 입장에서는 굳건한 차별화 요소가 없는 한 생존에 위협을 겪게 된다. 


8. 진입장벽은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제도가 될 수도 있고, 지식(특히 암묵지)이 될 수도 있고, 평판과 인식이 될 수도 있다. 한 때 주 전공인 수학을 등한시하고 한 학기 코스를 모두 법대 수업으로 채운 채, 법대생인 것 마냥, 법학관으로 등교하며 공부했던 민법과 특허법, 상표법 등 지식재산권 관련 지식들은 제도를 활용한 진입장벽 구축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마케팅 과정에서 배운 '인식의 사다리' 이론은 '최초'를 통해 대중들의 인식에 '포지셔닝'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였고, 이 역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9. 최근 깨달은 것은 '최초' '최고' '최대'가 각각 별개로 따로 구축되는 게 아니라 어느 시점 부터는 서로 맞물린다는 것이다. either 최초, 최고 or 최대. 이게 아니라, 최초이면서 최고가 그리고 최대가 될 수 있다. 진입장벽은 이를 가능케 한다. 최초로 시작한 영역에 시간의 진입장벽을 구축한다면, 그 시간 동안에 계속해서 지식과 관계 등이 쌓여 간다면, 그 과정 속에서 기술적 특허 출원이 있을 수도 있고, 대중과의 관계에서 전문가적 포지셔닝 인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는 '최초'에서 '최초이자 최고'로 변화된다. 각각의 개념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 얽혀진다. 


10. 근데 정말로 최시리즈로 살아가면 삶이 넉넉해 질까? 훗날 언젠가 이 가설에 대해 삶의 경험을 통해 답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게 된다면, 그때 이 글을 되찾아 스스로 comment를 달아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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