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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진 Nov 05. 2021

한국-미국-영국에서의 삶 통찰

What & How가 지배하는 세상 VS Why가 지배하는 세상

"What & How가 지배하는 세상"

Versus

"Why가 지배하는 세상"



1. 어린시절부터 늘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질문도 많았습니다. 한때 별명이 '호기심천국'이었습니다.


2. 삶 속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영국을 경험하면서 생긴 통찰이 한가지 있습니다. 물론 이를 지역적으로 딱 부러지게 구분할 수는 없지마는, 그래도 차이를 설명해 보라면 다음과 같이 표현하겠습니다. 

WHAT, HOW는 어떤 물고기를 잡아야 하나 / 물고기 종류는 뭐가 있나 / 낚시대는 뭐가 있고, / 낚시 방법은 무엇인가 / 물고기를 어떻게 낚아야 하나 ... 

반면, Why는 왜 물고기를 낚아야 하나 입니다.


3.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인 HR Analytics (People Analytics)는 HR에서 데이터분석학을 접목한 지극히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학문 영역입니다. Business가 원래 그러하지요. '무엇을/어떻게 분석할 것인가'가 주된 논의 이슈입니다. 그런데 함께 연구하는 동료들과 미팅이나 워크샵을 할때면 서로간에 끊임없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묻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생각을 들어보고, 나 자신의 생각과 비교/대조/비평 함으로써 생각의 폭을 서로간에 확장시킵니다. 컨퍼런스나 학회나 전문가들끼리의 미팅에서도 Why에 대한 질문은 끊임없이 빈번하게 나옵니다. '왜 그렇게 했나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왜 그게 최선의 방법론인가요?', '왜 이 주제여야 하나요?' 등등. 


4. 반면 What/How를 중시하는 가치관은 아예 접근하는 질문이 다릅니다. HRA관련 책을 출간한 후, 종종 개인, 팀 혹은 조직으로부터 이런저런 연락과 질문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은 글로벌 기업에서는 Analytics를 HR의 어떤 영역에 활용하고 있느냐, HRA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들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 선진화된/고급화된 분석 기술 방법론은 무엇이냐 등 What 과 How 질문 일색입니다. 나보다 나은 남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빠르게 좇아 따라하는 방식인, 벤치마킹을 통해 성장해온, 그리고 그러한 전략 패턴이 익숙한 조직들의 전형적인 접근방식 입니다. 


5. 저는 'What & How' 또는 'Why'로 시작되는 두가지 접근방식 중 어느 것 하나가 더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것들이 모두 고루 조화되어야 한다고 능구렁이마냥 답하지도 않겠습니다. 학계이든, 현업이든, '일류'가 되려면 끊임없이 'What'과 'How'를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나은 남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끊임없이 탐색하고 치열하게 좇아야 합니다.

다만, 누구를 따라가는 위치가 아니라 남들이 따라오게 하려는 '초일류'가 되려면 'Why'를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hy에 대한 깊은 고찰과 묵상만이, 본질적인 가치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6. 대부분 아카데믹과 비즈니스 현업을 이분법적 사고로 바라보시는데, 두 가지 영역을 모두 경험하다보니 결국에 본질/정수(essence)에 가까이 가려면 Why?를 끊임없이 던져야 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접근방법이 실용적이고 실무적이고 실제적이고 빠르게 Agile하고 Compact하게 문제해결 해나가야 하는 비즈니스 현장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주장에 반론을 제기합니다. 

본질에 대한 접근 없이는 당장 빠르게 문제해결 했다 하더라도 조만간 계속 동일하거나 비슷한 문제에 당면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기업의 실무자들이 '당최 우리 회사는 바뀌지를 않아'라고 푸념하는 이면에는 이러한 관점이 맞닿아 있지요. 경영진이나 HR에서는 부던히 그리고 끊임없이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변화 노력하고 있음에도 말이죠. 


7. 마지막으로 교육학적으로 한가지 더 첨언하면, 물고기를 잡아주지말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라 합니다만, '왜 물고기를 잡아야하는지?' 질문을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엉뚱한 소리 같지만, 이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자녀들을 중퇴시키고 자신이 설립한 AD Astra (현재 명칭은 Astra Nova School)에 다니게 하는 것, 하버드 대학보다 Minerva School이 새롭게 부각되는 것, Stanford의 디자인씽킹 D-School, 유태인의 하브루타 교육방식 등과 모두 같은 선상에 있는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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