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지 말고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
-누군가에게는 나의 연락이 힘이 될 수도-
며칠 전 이혼을 앞두고 있는 사촌 여동생을 만났다.
상황을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전해 들었던 터라 선뜻 먼저 연락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좋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은 개인적으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소식을 전해 듣고도 바로 연락하지 못했다.
결혼생활을 다른 지역에서 해서 최근에 연락을 자주 못했던 것도 있었고.
그러던 갑자기 퇴근하는 길에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어보았다.
전화를 받지 않아서 아직은 더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생각했는데..
저녁 늦게 전화가 왔다. 다행히.
근무 중이라 전화를 못 받았다며.
마치 어제 통화했던 사이인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내가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는 전제로 통화를 했다.
상황을 모른척하고 통화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랬더니 사촌동생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고, 바로 만날 약속을 잡고 마무리하였다.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또 마치 어제 봤던 사이처럼 편안하게 대해지더라. 따뜻한 밥 한 끼 하고 차를 마시며, 그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촌동생은 긴 2년의 시간을 혼자 버티고 있었다. 아무한테도 말도 못 하고.
부모님에게도 말도 못 하고 혼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속앓이를 했을지 생각하니
너무 안쓰러웠다.
진작 알았으면 더 좋았을 걸..
진작 누군가에게 힘듦을 털어놓았으면 좋았을 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처음에는 아이들 때문에 도저히 이혼을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 아빠의 싸우는 모습, 우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이혼을 결심하고 부모님 곁으로 다시 왔다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괜찮아 보였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편안해진 것 같아 얼마나 다행이던지 안심이 되었다.
진작 연락해볼걸 후회가.
조금이라도 일찍 연락해서 이야기 들어주고, 힘이 돼 줄 것을.
그래도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손 내밀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사촌 동생이 덜 힘들 수 있게 함께 할 수 있어서.
둘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직접 부딪쳐보는 게 답인 것 같다.
이번 일을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오히려 배려하는 게 아닐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더 늦어지는 것보단
연락해볼까 말까 망설이는 것보단
연락을 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야 하지만
상대방도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니깐.
상대방도 받아줄 마음이 있다면 연락에 응해줄 거니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그때 시간을 주어도 늦지 않을까 싶다.
2019년이 가기 전에 망설이지 말고
가족이든 친구든 그간 챙겨보지 못한 지인들에게
'잘 지내고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연락을 해보는 건 어떨까?
누군가는 나의 연락 한 통에 위로를 받을 수도
힘을 낼 수도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