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데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목소리가 울렸다. 비행기를 타면 먹먹해지듯 그래서 잠시 그러다 말거라 생각했는데 오후가 다 지나가도록 그 증상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검색을 해보니 돌발성 난청일 수도 있고, 귀는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해서 퇴근하고 급하게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근데 병원으로 가는 길 그 증상이 사라진 게 아닌가. 그래도 하루 종일 증상이 지속된 건 이상해 진료를 받으니 아무 이상은 없다고. 또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오라고 했다. 사무실을 벗어나 병원 가는 길에 괜찮아졌다니 친구는 백퍼 스트레스일 것 같다며 했다.
그 이후로 일주일 간 그 증상이 지속되진 않았지만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증상이 나타났다. 귀가 먹먹하고 목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지속되니 이상했다. 신경 써서 그런지 귀가 더 예민해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불안한 마음도 살짝살짝들었다.
그래서 오늘 휴가를 쓰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았다. 단순 염증이면 약을 먹으면 되는데 난청이면 설명이 달라진다고 검사를 먼저 받아보자 했다. 귀 엑스레이를 찍고, 청력검사를 했다.
작은 방에 앉아 헤드폰에서 나는 소리에만 집중을 했다. 왼쪽에 그런 증상이 자주 나타나서 그랬는지 검사하면서도 왼쪽이 더 안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온 신경을 작은 소리에 집중을 했더니 짧은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검사 후 다시 들어간 진료실. 자료를 본 의사 선생님이 청력은 정상범위에 속한다고, 약 먹으면 괜찮을 거라고 이틀 뒤에 다시 진료를 보자 해서예약을 하고 왔다. 괜찮을 거라 이야기를 들으니 순간 어찌나 마음이 놓이던지.
진료를 마치고 나니 친구와 점심을 먹기까지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커피 한 잔 마시러 카페에 갈까 하다 햇살이 좋아 걷기로 했다. 낮시간에 햇살을 받으며 걸으니 기분이 참 좋았다. 여유롭고 긴장이 풀리는 기분. 그 기분을 만끽하고자 오랜만에 주변을 구경하며 아주 천천히 걸어보았다.
한 선배가 얼마 전 나에게 '한 번 사는 인생 너무 애쓰고 살지 말라'며 했다. 사무실만 가면 증상이 더해지는 걸 보며, 그간 스트레스가 크긴 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