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웃으며 안녕’ 하고 싶다.
-속없는 사람처럼-
팀원이 퇴사를 했다. 보통은 퇴사 결정 후(최고관리자와 최종 상담) 채용 공고, 새로운 인력 채용 후 업무 인수인계 절차 순으로 진행됨에 따라 한 달 정도 정리하는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팀원의 경우 퇴사 결정 후 2주도 되지 않는 시간 내 퇴사가 진행되었다. 특히나 추석 연휴가 있어 그 시간은 더 짧았다.
현장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인계자와 인수자가 함께 한 회기 정도 프로그램에 같이 참관을 하며, 업무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퇴사를 하게 됨으로 서류로 모두 진행되게 되었다. 또한 인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선 기존 사람들이 인계를 받고, 새로운 인력이 채용되면 다시 인계를 하기로 하였다.
그 기존 사람들에 같은 팀 내 팀원 한 명과 내가 포함되어 전체 업무 인수인계가 진행되었다. 담당자 다음으로 제일 업무 진행상황을 잘 아는 내가 인수자가 되는 게 가장 효율적일 수 있지만 당장 다음 프로그램부터 투입되어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의 상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이니 웃으며 좋게 마무리하고 보내자고 말이다. 하지만 당장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입장인 나로서는 '웃으며 안녕' 할 수가 없다. 물론 다 수습되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웃으며 안녕'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난 '웃으며 안녕'할 입장이 되지 못한다.
나도 제삼자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바라본다면 '웃으며 안녕'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다음 주부터 수습을 해야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유독 나에게 미안해하는 그 팀원에게 속 좁게도 난 '웃으며 안녕'할 수가 없었다. 서운해도 어쩔 수 없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고도 이야기했다.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편이고, 일의 합도 맞았던 팀원이라 더 마무리를 잘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도 컸기에 그런 마음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웃으며 안녕'하고 싶다. 누구라도 웃으며 팀원을 보내고 싶지, 화난 상태로 보내고 싶겠는가. 다 웃으며 안녕하는 상황에 모난 사람처럼 웃지 못하는 1인이 왜 나여야만 하는 건지 이 상황이 씁쓸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도저히 '웃으며 안녕' 할 수가 없다.
나도 ‘웃으며 안녕’ 하고 싶다. -속없는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