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꽁으로 얻어지는 건 없다.

by 까칠한 여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냥 꽁으로 얻어지는 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근로자들을 위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한 기업체의 프로그램이 있어 고생하는 직원들을 생각하며 신청을 하였다.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었기에, '맛있는 밥 한 끼 먹자는 취지로 참 좋은 일을 하는 곳이 다 있네'라고 생각하며, 신청을 했었다. 하마터면 지인에게 이 프로그램을 소개도 할 뻔했다.


일정 조율 등으로 인해 사전에 몇 번이나 통화를 하였는데 그런 말이 1도 없다가 갑자기 식사 제공받기로 한 당일 최종 확인 연락에서 후원 업체 상품설명을 한다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식사시간 포함하여 30분이나 말이다. 점심시간은 직장인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근데 그 시간의 50%가 소요된다고 하니 무료 식사를 신청한 나로선 아주 곤란한 상황이 돼버렸다. 직장인에게 있어 일분일초가 소중한 점심시간을 이렇게 허비해야 한다고 하니 너무너무 불편한 마음으로 한가득. 어느새 직원들을 생각해서 신청한 마음보다는 후원 업체 상품 설명을 듣는 것으로 인하여 미안한 마음이 더 커지게 된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물론 곤란한 입장에 놓인 것을 그 기업 담당자에게 전달하였지만 또 그렇다고 막 화를 내며, 이야기할 수 없는 게 그분도 근로자라는 사실이다. 000에서 후원하고 있다는 문구가 있는데 이게 그 후원 업체 상품 설명을 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식사에 드는 비용을 말 그대로 후원한다고 생각했다고 하니 안 그래도 나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 담당자가 말하더라. 그래서 담엔 정확하게 명시를 해놓으라, 그리고 당일에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항의 아닌 항의를 하고 통화를 완료하였다. 사전에 직원들에게 점심 제공 공지를 다 한 상태라 당일 식사를 취소할 수도 없고, 참 이렇게 난감할 수가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달라 부탁한 채 진행은 했지만 진행 내내 시간을 체크할 수밖에 없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먹는 둥 마는 둥.

최근 들어 세상 이렇게 마음 불편한 점심 식사가 또 있었을까 싶다. 이십 분 내로 끝내기로 약속했지만 이십 분을 넘어 일분일초 흘러가는 시간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멘트를 벌써 세 번째 하고 있는 설명자를 보며, 도시락을 다 비우고 식사를 끝낸 직원들을 보며, 제발 끝나라를 마음속으로 수없이 외치는 나를 보며, 진정 누구를 위한 식사 제공인지 싶었다.


이런 후원 업체 설명이 들어가는 거였으면 당연히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너무 순진한 판단이었다. 어떻게 의심을 1도 하지 못했는지. 식사도 직접 다 준비해서 제공해줄 것처럼 설명했으나 실상은 도시락 업체의 도시락이었다. 결론은 근로자를 위한 무료 식사 제공이 아니라 후원업체 설명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것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다시는 그 기업 사이트엔 접속하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꽁으로 바라지를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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