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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Sep 07. 2024

'네 혼자 갔다 왔어요."





많은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하기도 하지만 때론 혼자 시간들을 보내기도 한다. 나의 주변 사람들은 뭘 했다거나, 어딜 갔다 왔다고 하면 항상 묻는 질문은 '누구와 갔는지'이다. 매번 느끼는 건데 누구와 갔는지가 참 중요한가 보다.


물론 나도 친구나 지인들과 갈 때도 있지만 일정이 맞지 않으면 그냥 혼자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반차를 쓰고 카페에 혼자 가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보러 가고, 지난번 휴가처럼 LP 바도 혼자 가고, 서점도 혼자가 기도 한다.


이번주는 그동안 많은 점검들과 평가를 다 끝낸 기념으로 오후 반차를 사용했다.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 뷰 좋은 카페에 가서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어김없이 나의 오후 반차를 누군가와 같이 보냈는지를 궁금해한다. 평일오후에는 내 주변 대부분 지인들은 직장에서 근무 중이기에 시간을 함께 보내기란 쉽지 않다.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육아를 하고 있어서 평일 오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지인들은 거의 없다. 물론 일정을 서로 맞추어 함께 오후 반차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휴가를 사용하는 날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평일 일정을 맞추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특히나 평일 오후 반차에는 혼자 시간으로 보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거리가 좀 있는 곳을 혼자 갔다 왔다거나 뭘 혼자 했다고 하면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 듯하다. '왜 혼자 거길 갔는지?' '또 혼자' '왜 굳이 혼자'라는 식의 이들도 있는 반면, 또 누군가는 다음에 '자신도 혼자 가봐야겠다.', 혼자 가봐도 괜찮겠다.' '혼자 멋있다.'라고 대응하는 이들도 있다. 혼자 하는 게 멋있을 일인가는 모르겠지만 그 지인 기준에서는 내가 하는 혼자 하는 것들이 도전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어서 그런 듯하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꼭 외롭다거나 재미없는 건 아니다. 물론 함께 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순간도 있지만 말이다. 혼자서도 충분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 상대방에게 맞추지 않아도 되기에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말이다. '누구와 갔는지' 혹은 '누구와 함께 했는지' 궁금해하는 건 관심이라 생각하지만 한 번씩 그 뉘앙스가 혼자 다니는 것을 안타까워하듯이, 불쌍하게 여기는 듯이 말하는 이들이 꼭 있는데 그런 관심은 사양하고 싶다.  


초등학생인 조카가 그랬단다. '이모처럼 결혼 안하고 살아도 좋잖아.'라고 말이다. 물론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지금 혼자라도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누구랑 갔어요?
혼자요.  
혼자요?
네 혼자 갔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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