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이하는 모습과 마음은 다르겠지만'

by 까칠한 여자




어릴 때에는 명절이 되면 시골을 항상 갔었기 때문에 진짜 명절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온 동네를 다니며 친척 어른들에게 인사 다니고, 세뱃돈도 받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 돌아가신 후에는 명절이 되면 인근에 사는 큰 집으로 다 모였다. 이때만 해도 온 가족들이 다 모여 얼굴도 보고, 맛있는 명절 음식도 나누어 먹으며, 매번 북적북적하게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큰 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나니 온 친척들이 다 같이 모여 지내는 명절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각자 집에서 개별적으로 명절을 지내게 되었다. 각자 자녀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게 되고, 각 가정마다 상황들이 달라지니 큰 집에 다 같이 모여 명절을 보내는 건 어른들의 합의하에 각자 가정에서 보내는 걸로 이야기가 됐던 것 같다.


그 후부터는 큰집도 가지 않게 되면서 각자 집에서 명절 연휴를 보냈다. 제사를 지내진 않지만 엄마가 가족들이 먹을 명절음식을 다 하기에 연휴에는 기름 냄새도 나고, 이것저것 맛있는 냄새가 나긴 한다. 언니가 결혼을 하고, 동생이 결혼을 하면서 우리 집의 명절 연휴 모습도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결혼을 하지 않은 나에게는 명절은 그냥 다른 휴일과 같은 연휴와 같은 셈이다.


이전에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들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이기에 친구무리별 약속을 서로 조정해야 할 정도로 약속도 많이 잡고 했는데 이제는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됨에 따라 서로 일정을 맞추기가 점차 힘들어져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지인들 위주로 약속이 생기다 보니 연휴 간 일정은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명절이 주는 설렘 또한 점차 줄어들게 되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명절 훨씬 전부터 뭔가 들뜨고, 설렘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감흥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던 입장에서 용돈을 줘야 하는 입장이 되고, 이제는 챙겨야 할 분들을 위한 선물 준비부터 조카들에게 줄 용돈이나 명절선물까지 챙기게 되면서 언젠가부터는 챙김을 받는 입장은 사라지고, 항상 챙김을 줘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쩔 수 없지만 챙겨주는 것이 더 익숙해지게 되는 듯하다.


이처럼 명절연휴 모습들도, 명절을 맞이하는 마음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 앞으로도 또 상황에 따라 모습이나 마음들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달갑지 않은 명절일 수도 있고, 빨리 지나갔으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 명절을 맞이하는 모습과 마음도 다를 것이다.

-명절을 맞이하는 모습과 마음도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여유로움 한 스푼과 편안함 한 스푼이 더해질 수 있는 명절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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