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금융권을 꿈꾸던 학생 30대 중반에 은행에 가다.

개인적인 커리어 이야기 1편

by HRNOTE

개인적인 커리어 이야기 1편 (금융권을 꿈꾸던 학생 30대 중반에 은행에 가다.)

대학생 때는 금융권에 가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막연히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였습니다.)




본전공은 행정학이었지만, 복수전공으로 경제학을 이수하였고, 당시에 필요한 금융자격증도 제법 많이 취득했습니다. 관련 스펙을 나름 쌓기는 했지만, 당시에 문과 쪽에서는 가장 인기 직종 중 하나인 금융권의 벽을 뚫기는 어려웠습니다.


4년의 세월이 흐르고 저는 "제주축협"에 입사를 하게 됩니다. 오해가 없게 말씀드리면 "농협은행"은 제1금융권이고, 제가 입사한 지역농축협은 제2금융권입니다. 축협 입사 후 3년 넘게 일반부서에서 관리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사실, 처음 축협에 입사했을 때는 신입사원 연수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공채로 입사한 분 대다수가 은행으로 발령받는 것을 알았기에 첫 발령을 일반부서로 받았을 때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돌고 돌아 저는 졸업 후 7년 만에 은행 대부계(신용지점)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제가 원했던 1금융권 시중은행은 아니었지만, 나름 조금의 뿌듯함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좋았던 것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VIP 고객의 갑질, 매월 쏟아지는 실적압박, 매일같이 반복되는 야근, 오히려 적어진 급여 (제가 있던 축협은 사업장별/직급별로 "고정연장근무시간" 다르게 책정되는데 은행의 경우 "고정연장근무시간"이 적게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야근은 일반부서 근무시절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제가 막연히 가고 싶던 은행에서 6개월을 버티고, 저는 퇴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퇴사 당시에는 선택지에 없었던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로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이 일로 창업을 하게 됩니다. (스타트업 HR 컨설팅)


가끔 사회 초년생들을 보면 커리어 초반에 본인이 원하는 직장을 가지 못해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30년 이상 일을 해야 하고, 2~3년쯤 돌아간다고 해도 크게 뒤처지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저와 같이 막상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고 나서 현실을 마주하면 그게 내가 꿈꾸던 것과 많이 다름에 실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내가 생각하지 못한 회사, 생각해보지 않던 직무에서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제 커리어는 일직선은 아니지만, 오히려 다양한 직무와 다양한 형태의 회사를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원하는 것을 조금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은 조금 마음에 안 들고, 조금은 아쉬워도 시작해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몇 년을 돌고 돌아서 본인이 원하는 일은 찾은 사람의 입장에서 적은 글이며,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아직 커리어의 방향성을 찾지 못한 분께 이런 사람도 있다 정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입사원 평균 희망 연봉 = 대기업 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