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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NOTE Jan 11. 2024

[직장인 일기] 판도라의 상자를 열여야하는 HR

 차라리 연봉을 몰랐다면 더 좋았을 걸

얼마 전 팀원 분과 커피를 마시던 중이었다. ”(스읍) 팀장님, 저 사실 요새 고민이 있습니다…“

앞에 뜸을 들이는 것을 보아 좋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당연히 생각했고, 말할지 말지를 고민하길래 편하게 이야기하셔도 된다고 하였다. 정확히는 무슨 감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이 승진하는 것, 연봉이 변화되는 것을 보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을 했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내가 보기에도 열심히 본인 몫 이상을 해주는 직원이고, 평가도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이전 연봉과 연봉 인상액을 알 수밖에 없는 그의 입장에서는 섭섭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인사팀장이 아닌 한 사람의 선배로서 말을 전했다. 솔직하게 연봉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 이곳에서 200~300만원 때문에 섭섭함을 느끼지 말고, 이직을 해서 1,000만원을 올려라. 내가 보기에 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로 일을 하다 보면 당연스레 알게 되는 정보들이 있다. 그 사람에 대한 급여, 스톡옵션, 사이닝보너스 등 다른 구성원들과의 차이점이 있는데 가끔은 그 차이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 크게 결정되고는 한다. 반대로 너무 열심히 하는데 연봉 및 보상 수준이 낮은 직원도 존재한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면서 회사가 커지면서 좋은 아니, 정확히는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인재를 영입하다 보면 기존 직원과는 다른 특혜를 줄 수밖에 없다. 채용은 어렵고, 그 사람은 필요한 게 회사의 현실이니깐 머리로는 당연히 이해된다. 물론,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을 때도 많지만…


나 역시도 지난 회사를 떠나는 과정에 있어서 그러한 영향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도 이직을 권장하였고, 오히려 그게 솔직한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회사 입장에서 말은 한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스톡옵션도 있잖아라고 했겠지만, 나도 그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고, 적어도 같은 팀에서 일하는 팀원에게까지 인사팀장의 입장에서 말을 전달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다른 부서의 누군가가 상담을 요청했다면, 다르게 대답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차라리 연봉을 몰랐다면 더 좋았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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