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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NOTE Jan 16. 2024

[직장인 일기] HR담당자는 감정쓰레기통이 아니다

HR로서 정말 화가 나는 일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싫어하는 업무는 단언컨대 연봉계약(연봉협상) 일 것이다. 나 역시도 제일 싫어하는 업무이며, 특히 새로운 곳에 이직하면서 제한된 인상폭으로 연봉계약을 진행하면서 시작하기도 전부터 쉽지 않은 일이 될 거라고 예상을 하고, 마음도 다잡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나 역시도 기분이 좋지 않은 하루를 보내게 됐다.


연봉계약을 하다 보면 대략 감이 온다. 이 사람은 연봉계약이 쉽겠다. 이 사람은 연봉계약이 어렵겠다. 물론, 연봉이라는 것이 서명을 안 하면 전년도 연봉으로 줄 수밖에 없다고 말을 한다면 서명이야 받을 수 있겠지만, 내 역할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사람이 기분이 많이 상하지 않게 하면서 올해도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회사 입장에서 또 직원의 입장에서 설명을 하고, 이야기도 들어준다. 대다수는 만족하지는 않지만, 서명은 한다. 그 역시도 내가 직원인 것을 알기 때문에..


왜 인사담당자는 당신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하는가?

오늘 난 누군가의 짜증을 받아내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 그 사람도 내가 결정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에게 온갖 비난과 자조 섞인 말투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정말, 본인이 그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건가? 결국은 자조 섞인 말투로 "어차피 안 바뀔텐데" 하면서 서명을 했다. 솔직히 정말 화가 나는 일이었다. 나도 직원이고, 나 역시도 많은 직원들과 기분 좋게 올해 연봉을 안내하고, 서명받고 싶다. 예전 회사와 비교를 하며, 이직을 잘못한 것 같다고 말을 했을 땐 속으로 "맞아, 그럼, 딴 데로 이직하던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물론, 연봉제시액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본인의 어떠한 근거로 돈을 더 받고 싶은지 의견을 제시하던가 적어도 의견을 물어볼 수는 있지 않았을까? 어이가 없다는 말투로 본인의 기대치와 너무 다르다는 말만 전했다. 회사 일은 회사에 두고 오는 편인데 오늘만큼은 참 마음에 남는다. 과연, 인사담당자의 마음은 누가 챙겨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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