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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NOTE Jan 26. 2024

[직장인 일기] 개발자 CEO와 비개발자 CEO

스타트업의 CEO를 분류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분류 기준 중에 하나는 개발자 출신이냐 아니냐 하는 점이다.

필자는 개발자 CEO와 비개발자 CEO와 모두 일한 경험이 있고, 운이 좋게도 2분 모두 직접 보고를 진행하면서 각각의 성향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단순한 개인적인 생각임을 한번 더 말씀드립니다. 일반화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1. 의사결정

개발자 CEO(편의상 A대표님이라 부르겠다.) A대표님의 경우에는 항상 논리와 근거를 강조하였다. 같이 업무를 하는 초반에는 너무나 당연한 것에 대해 왜 그렇게 하는 거죠? 또는 그렇게 안 하면 어떻게 되죠?? 라는 질문을 하시기도 해서 조금 당황한 적도 많았지만, 나중에는 000 법령에 따라 이렇게 해야 합니다 000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이렇게 의사결정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됩니다. 덕분에 나는 데이터를 적재하고, 분석하는데 제법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코딩까지는 아니지만, 어떤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며, 어떤 툴을 써서 적재하며, 시각화를 포함하여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편이다.)


반면에 비개발자 CEO(편의상 B대표님이라 부르겠다.) B 대표님은 다른 곳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곳에서의 케이스를 벤치마킹해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B 대표님도 논리적이기 하셨지만, A 대표님과 비교해서는 예상가능한 질문들이어서 대처하기는 좀 더 쉬었다.


2. 다양한 SW 도입 (구글, 슬랙, 지라, 노션, 전자서명, Dropbox 등)

A대표님(개발자 CEO)은 새로운 SaaS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일하는 동안 정말 많은 SaaS 솔루션을 도입/관리 경험을 했고, 그것은 나에게 자산으로 남아있다.

반면 B대표님(비개발자 CEO)은 새로운 솔루션 도입에 비용을 먼저 고려하였다. 내가 느끼기에는 솔루션 도입으로 인한 편익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서 인지 몰라도 새로운 솔루션 도입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3. 직원들 앞에서의 발표 / 대외 홍보

개발자 CEO 분은 생각보다 말하는데 능숙하지 못했던 것 같다. A 대표님은 항상 데이터 기반으로 팩트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고, 발표시 몸짓/제스쳐/목소리 톤 등에서 특별한 강약 없이 발표를 진행하는 분이었다. 반면 B 대표님은 발표를 정말 잘하셨다. 심지어 직원 앞에서 발표하는 것도 항상 미리 연습을 하셨고, 적절한 제스쳐와 목소리 톤에 강약을 조절했다. 말하는 중간에 비유를 들어서 직원들이 이해를 쉽게 하도록 잘 전달을 하였다. 많은 직원들이 대표님이 발표하는 것이 배우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발표를 잘하는 분이었다. 더 나아가 외부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B 회사의 대표님은 면접 보러 오는 분들이 대표님에 대하여 이미 알고 오신 분도 많이 있어서 채용에 도움이 되었다. 반대로 A 대표님은 대표로서의 이력은 화려하지만, 나서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라 외부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아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은 분이었고, 채용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만약, 둘 중에 한 명을 고르라면 어떤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은가?

나와 좀 더 잘 맞았던 CEO는 개발자 출신의 CEO이다. 나는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은 좋아하기도 할뿐더러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가장 많은 흥미를 느끼는 성향이다. 그런 나에게는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시도하는데 상대적으로 수용적인 개발자 출신의 대표님이 더 잘 맞을 것 같다. 물론, 비개발자 CEO가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데 수용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경험한 CEO가 상대적으로 그랬다는 것이고, B대표님 또한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을 만나고,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가는 것을 좋아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개발자 CEO와 비개발 CEO 각각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진 운이 좋은 사람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도 CEO가 되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기에 2분에게 모두 감사를 느낀다. CEO분들과 가까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2분 모두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가진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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