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중소기업을 간다면 얻을 수 있는 점
(외국계 합작법인에 다니다 중소기업으로 직장이 변경된 후 업무 만족도는 오히려 올랐던 제 이야기 입니다.)
저의 첫 직장은 외국계 합작법인이었습니다. 직원 수는 200명이 채 되지 않았지만, 연간 매출액이 4,000억 수준이었고, 연간 영업이익도 200억 가까이 되는 매우 안정적인 알짜기업이었습니다. 정년퇴직을 제외하면 사무직 중 1년 퇴사자는 3~4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저는 전혀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 5개월 만에 퇴사를 하게 됩니다.
그 회사에서는 저는 너무 제 일이 재미없었습니다. 재미가 없었던 정도가 아니라, 내가 이 일을 하려고 대학을 나오고 영어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땄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전문지식은 커녕 기본적인 엑셀만해도 대부분 할 수 있는 일들이었거든요. 물론, 아주 아주 가끔 영어를 쓰고, TFT를 하면서 스터디를 하긴 했지만, 그 시간을 제외하고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했거든요.
퇴사 한 이후에 전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연고없는 제주도에 캐리어 1개 들고 내려왔습니다. 그곳에서 몇 달 지내다 보니 저와 잘 맞았고, 직장도 제주도에서 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생각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돈은 떨어지고 제주도에서는 계속 살고 싶어서 마지못해 구한 직장이었습니다. (사실, 첫 날 출근하고 퇴사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얻게 된 직장은 종합병원의 총무팀이었습니다. 총무팀이긴 했지만, 업무는 인사업무와 총무업무를 모두 담당했습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돼 인사담당자가 전보를 가면서 자연스럽게 인사업무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실제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새로운 업무를 알아보고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회사가 중소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부장님께서 월급날만 되면 "너, 이번 달에 일 얼마나 했냐?", "너, 월급 받을 자격 있어?"라고 물어보셨고, 가끔은 숙제를 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업무에 관심을 가지면서 HR도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업무적으로 많이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직장보다 조금 긴 1년 8개월정도 근무를 했지만, 배운 것은 휠씬 많았습니다.)
그 때를 돌이켜보면 제가 성장했던 이유는 제가 업무의 실질적인 담당자였고, 제가 인사업무에 대해 가장 잘 알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생각해 봅니다. 제가 안정적인 첫 직장을 10년 다녔다면, 전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아직도 그 회사를 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이직을 희망하지만, 막상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적고, 선택의 폭도 줄었을 거예요.
누군가는 첫 직장을 대기업을 추천합니다, 좋은 사수와 시스템 밑에서 제대로 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내가 담당자로서 온전히 일할 기회가 주어지는 중소기업도 빠르게 레벨업을 하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빠르게 레벨업을 하고 싶다면 작은회사에서 일해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