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R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사팀 이야기 Feb 19. 2022

퇴사 이야기 1_왜 그만두세요?

요즘 직장인들이 퇴사하는 이유


<왜 그만두세요?>


담당하는 직원들이 퇴사한다고 했을 때 인사팀 직원들이 필수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다. 인사팀에서도 직원들의 퇴사 업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퇴사자 인터뷰라고 하는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물론, 해당 인터뷰는 1대 1로 진행하게 되고 캐주얼한 질문부터 깊숙한 이야기까지 나눈다. 이야기의 주제는 다음의 질문들 정도이다.


- 왜 그만두는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

- 그동안의 회사생활은 어떠했는지? (배운 점 or 아쉬운 점)

- 향후에 어떠한 계획이 있는지?


크게는 위 정도의 질문 범위에서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인터뷰 이후에는 퇴사를 안내하는 절차가 담긴 온/오프라인 정도를 안내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필자는 인사팀으로 일을 시작한 지 12년 차가 되어가는 시점인데, 최근 들어 진행한 퇴사 인터뷰를 기반으로 요즘 직장인들의 퇴사 이유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한다. 아래 내용은 MZ세대의 이유가 많이 포함될 듯하다 :)


<퇴사 이유 - 2010년대>


필자는 인사팀으로 입사하고 4~5년 차부터는 퇴사 예정인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던 것 같다. 2014년도부터는 본격적으로 퇴사자들의 마지막 소회/의견/분노(?) 등등을 들을 수 있었는데, 당시의 주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순위의 경우, 필자의 경험이기는 하지만 모수 자체가 50개 이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1위: 이직

2위: 학업

3위: 기타...


<1위: 이직>


비율로 따지면 직원들의 80% 이상이 이직의 목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곤 했다. 보통 이러한 경우에는, 쿨하게 이직하는 회사명을 밝히고 떠나기도 하고, 회사명을 오픈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인사담당자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회사명을 밝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니, 퇴사하시는 분들은 쿨하게 이야기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회사에 주요한 기술개발을 하는 인원이 아닌 이상 해당사항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네임밸류가 있고 떠오르는 회사로 이직한다는 것을 회사에서 알게 되면,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퇴사자를 붙잡을 수도 있다.

회사명을 밝혔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는, 회사의 핵심기술개발을 하는 인력 정도이다. 이 경우에는 어차피 회사명을 밝히지 않더라도 경쟁사로 이직하게 될 경우 필히 회사에서도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후에는 법적 문제까지 대응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분의 대상일 것이다.


당시 이직의 목적은 다음의 2가지였다.

- 커리어 high: 다니고 있는 회사보다 규모가 크고, 더 이름이 알려진 회사로 옮겨 이력서 상의 커리어를 탄탄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 경우에는 보통 5~6년 차의 직원들이 주로 해당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경우는 해당 직원이 향후 10년 차가 되었을 때의 좋은 조건을 받고 이직하려는 계획의 시작선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커리어 low: (low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다니고 있는 회사보다 규모가 작지만 직책(팀장, 임원)을 보장받고 이직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8년 차 이상의 직원들이 해당되었고, 챌린지 한 커리어 개발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원하는 직원들의 결정이었다.


이직 이외에는 학업도 큰 이유였다. 석사 대상자들의 경우에는 박사학위를 위해 그만두는 경우가 있었고, 인문계 학사를 졸업한 직원의 경우에는 mba, 직무 관련 석사학위 등 커리어 체인지/개발을 위해 꽤 그만두는 결정을 했었다.


이직과 학업 이외에는 창업, 개인 사정 등 개개인별로 이유로 인해 그만두었었는데 비율적으로 보자면 이직과 학업이 대부분(90%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퇴사 이유 - 2020년대>

 

최근 들어서도 퇴사를 하는 직원들과 퇴사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인터뷰를 담당자로서 흥미로운 사항은 2010년도와 비교했을 때,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아래 정도로 그 이유를 순위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위: 이직 (창업 준비)

2위: 창업

3위: 기타...


현재도 역시나 이직의 이유가 첫 번째이기는 하다. 하지만, 2010년도에 대비하여 달라진 점은 더 규모가 큰 대기업으로 이직한다기보다는 본인의 직무와 역할에 피한 직무로 이직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본인이 좀 더 역할을 많이 맡고 임팩트 있게 업무를 하는 곳으로 옮기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스타트업 이직의 경우, 해당 기업의 초기 그로쓰를 책임지며 스톡옵션 획득과 주요 역할을 부여받는 기회를 통해 해당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보통 채용시장에서도 8년 차 이상 경력자 중 본인 직무에서 좋은/경험을 가지고 커리어를 쌓아온 대상자들이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과 또 하나 다른 점은 이직의 목적이 이직할 회사에 오래 다니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향후 본인의 창업 (기업 설립, 본인 브랜드 론칭 등...)을 위한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제는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시대가 아니기도 하고, 또한 하나의 직업을 오래 가지는 시대가 아닌 이유의 반영일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창업 준비에서 한번 더 나아간 창업의 이유인데, 이제는 심심치 않게 퇴사 이유로 이야기된다. 이 경우에는 MZ세대들이 "회사를 왜 다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0년도에는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요~”, “좋은 직장을 다니고 싶습니다~” “결혼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라는 답이 있었다면, 이제 20대 후반/30대 초반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면 창업을 하기 위해서라는 답변도 꽤 많다. 그 직원들은 30대 중후반~40대 초반에는 창업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며 여러 가지 경영요소/기술을 배우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듯 불과 10년 전 대비하여 너무나 커져버린 스타트업 시장(배달의 민족, 토스, 야놀자 등의 유니콘...)의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한 기업 및 본인이 소속된 직장에서 본인의 인생과 시간을 20~30년 동안 보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 때문인 지는 몰라도, 본인의 사업과 창업을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직장을 다니는 추세가 강해진 것은 분명해진 듯하다.


<퇴사 이후의 삶을 응원하며>


“다양성”이라는 개념은 사회에서는 꼭 지켜주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야기한 주제인 직장인들의 퇴사의 이유도 지난 10년 동안 너무나 다양해졌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 특징적으로는 단순히 회사를 변경하는 이유에서 벗어나, 개개인별로 또 다른 꿈을 가지고 미래를 계획하는 주체성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고무적인 것 같다. 이는 사회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개인의 니즈와 방향에 맞게 국가 정책 및 사회/문화적인 기반도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초고령화 사회/저출산 시대 등등의 사회적 난제들이 있지만, 주체적인 의지와 목적을 가진 MZ세대들의 개인적 의식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퇴사자들의 이직, 창업, 더 나아가 또 다른 도전을 받아줄 수 있는 탄탄한 그릇이 되는 나라를 기대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가 이야기 1_평가등급을 잘 받는 비법은 무엇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