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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Mar 15. 2024

칸트의 정언명령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93일 차, 20200618

좋은 날씨가 며칠 이어지니 야외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특히나 야외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된 느낌이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기에 따스한 햇살이 다 죽어버렸다고 믿는지, 아니면 그냥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그토록 바라왔던 여름이 다가오자 코로나 바이러스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대로 다닌다.

현실에 사는가 이상에 사는가.


오전에 작은 벼룩시장과 전시회에 갔다 왔다.

예상외로 야외임에도 관리요원들이 끊임없이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고 있었다.

아직 경각심을 갖고 지내는 사람들이 남은 건가 싶다.

느슨해가는 대다수 사람들과 아직 경각심을 갖고 살아가는 소수의 사람들.

난 그중 소수의 사람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남이 보지 않거나 관리를 안 하면 마스크를 벗고, 손도 제대로 씻지 않는 등 위생관리를 남이 하라고 해서 또 정부가 하라고 하니 하는 사람들은 이미 지쳐서 더 이상 규칙을 따를 힘이 없다.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사람. 남이 보지 않으면 함부로 행동하고 남이 보면 제대로 행동하는 척하는 사람.

그에 반해 마음에서 생겨난 경각심으로 일상을 영위하면서도 위생관념을 지키는 사람.

전자가 후자를 보면 답답하고 속 터지는 사람이다. 뭐 저렇게까지 해. 아무도 안 보는데. 밖인데. 손 한 번 안 닦는다고 큰일 나나.

이런 마음들이 너무나도 싫다.


학창 시절 관심이 많이 갔던 철학자 중에 칸트라고 있다. 독일 철학자로 알려진 임마누엘 칸트.

칸트의 핵심 사상 중 하나는 정언명령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그대가 하고자 꾀하고 있는 것이 동시에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도록 행하라.


다시 말해,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해도 괜찮은지 생각하라는 것이다. 다음 말은 생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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