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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Aug 10. 2022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6일 차, 20200323

재택근무 3주 차다. 

독일에서 지내지만 전혀 뉴스를 접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어떠한 새로운 생활 지침들이 나왔는지 알지 못한 채

정말 그냥 방 안에서만 지낸다. 

하루 종일 방 안에서만 지낸다. 


그럼에도 월요병이 있다.


노트북을 열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

9개월 넘게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일들이 많이 있고 부족함을 자주 느껴서 

아무리 재택근무라고 할지라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나처럼 명치 한가운데가 뜨거워지는 긴장감이 돈다.


오전 9시에는 지난주부터 시작한 아침 화상회의를 시작한다. 

접속 버튼을 누르니 요즘 매일 보는 얼굴들이 보인다. 굳이 접속 버튼을 클릭해야 보이는 사람들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약 15분간 나누고 나면 

마치 아침에 만나 반가웠다는 듯한 제스처를 하고 하나 둘 퇴장한다. 


12시 반에는 같이 일하는 변호사와 화상회의가 있다.

업무 관련 특별한 사항은 없지만 서로 안부를 묻고 얼굴을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한 안건이다. 

각자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함으로써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의 거리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3주 차 재택근무, 이제 이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시간은 여전히 빨리 흐른다. 오후 5시쯤 퇴근을 했다.

창문 가득 셔터를 내려 부러 밤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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