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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Aug 09. 2022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5일 차, 2020.03.22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3일 차, 2020.03.20

요즘 부쩍 전쟁 상황을 생각한다.

20대에 받았던 군사 훈련에서 느끼는 전쟁의 현실감보다 요즘 유럽에서 느끼는 전쟁의 현실감이 더 생생하다.

특히나 텅 빈 길거리와, 그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듣자 하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어렴풋이 전쟁의 위협이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께서 집 한 구석에 비상식량을 비축하시기도 했고,

군생활 중 간혹 있던 북한의 도발 상황. 혹은 전역 이후의 북한의 도발 상황에서도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곤 했다.


허나 지금은 조금 다르다.

건물이 무너지고, 폭발음이 들리고, 불길이 치솟는 전쟁은 아닐지라도

독일 사회가 겪어가는 지금의 상황은 분명히 전쟁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말하길, 현 상황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제일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비록 총성은 없고, 포탄이 떨어지지 않지만,

사람들이 죽어가고, 야외 활동이 제한되고, 가능한 사람들은 최대한 의료 활동이 필요한 장소에 파견된다.


무기 개발과 같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한 도시 한 도시 점령되어 가더니 이제는 전 세계가 점령된 이 상황.

더욱이나 제일 심각한 것은 사회적 공포심과 개인의 고립이 아닐까.


고립 생활은 마음을 말려가고 온정을 식혀간다.

내가 상상했던 세계 3차 대전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한 세계 2.5차 대전이라고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김치만두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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