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릐 Jan 25. 2024

예방주사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49일 차, 20200505

바쁜 지난 2일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하루 종일 계약서 서명에 우편 송달 등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고

지금 살고 있는 방과 관련하여 집주인아줌마와 통화를 하면 약간 언성도 높이고

서머타임으로 길어진 시간이 부족할 만큼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2018년, 기괴한 계약 사기를 당한 이후 계약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또 사람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낮아져서 아무리 그럴싸하게 말하고 좋은 말로 약속해도 실제 행함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불안감에 휩싸인다. 

웃는 얼굴로 면상에 칼날을 찍어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 세상이다. 

훈련과 교육으로 포장된 다양한 종류의 사이코패스를 짧은 만남으로 구별하기란 불가능하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들도, 온전히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 


집 방문을 가서 집을 내 눈으로 직접 봤다. 부동산 담당자가 나에게 구두로 집을 주겠다고 확인했다. 

회사에서 그날 계약서 및 추가 문서들을 보내줬다. 내가 서명을 해서 되돌려줬다. 아직 회사 측 서명이 들어간 계약서는 받지 못했다.

분명 큰 회사이고 다 눈으로 확인했지만 예전에 남은 안 좋은 기억 때문인지 아니면 성격이 삐뚤어서인지

행여나 마지막에 일이 틀어질까 하는 불안감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다. 

그래도 아무 일 없이 일이 잘 진행될 듯하다. 


독일 생활의 다른 장이 펴지고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서 바로 취업을 할 줄 알았는데 1년 가까이 걸렸고

취업하면 바로 집을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6개월 이상 걸렸다. 

계획 속에서는 바로바로 이루어질 것 같은 일들이 실제로는 2년 가까이 걸렸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동안 주어진 고생의 길들이 앞으로 다가올 일들의 예방주사고, 훈련이고 전초전이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 구하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