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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Jan 25. 2024

집 구하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48일 차, 20200504

최근 일기는 매일 꾸준히 하고 있는데 온라인에 업로드하는 주기가 뜸해졌다. 

매일매일 글을 올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항상 우울하기만 한 내 글에 오늘은 밝은 소식을 적을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오랫동안 찾던 집을 구했다. 

위치도 좋고 집 상태도 좋아 보이고 월세도 합리적인 수준이다. 

비록 처음에 계획한 것만큼 큰 집은 아니지만, 지금 형편에 비하면 딱 알맞은 집이라고 생각한다. 


제 글을 꾸준히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지난 몇 달 집 문제로 지속적으로 마음고생을 해온 나에게 집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짐을 내려놓는 것이다.


한국과 독일 간의 문화차를 취업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극복했다고 생각하는데 집 구하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한국에서는 부동산에 찾아가서 비어있는 집을 소개받고 바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독일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꼼꼼하게 확인한다.

이력서와 비슷하게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이고 얼마큼의 수입이 있고 같이 살 사람이 누구인지 등

굉장히 세부적으로 지원서를 준비해야 하고 지원서에는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신용정보, 수입정보 등의 증명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아마도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집을 구한다고 하면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준비를 해나가겠지만

이런 과정을 모르거나 혹은 그 문화와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신청서를 검토도 못 당하고 거절당하기 쉽다. 

인터넷에는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지원서 작성을 컨설팅해주는 회사들이나 쉽게 문서준비를 하기 위한 도움을 주는 회사들이 있다.

처음에는 너무 거추장스러운 접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나도 집 구하는 사이트의 프리미엄 계정을 등록하여 문서 준비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그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기회를 얻지 못해서 지인들을 통해 이메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부터 다시 조언을 얻어 준비했다. 


취업만큼 힘들었던 베를린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 독일에서 앞으로 지낼 시간을 생각하면 좋은 경험을 한, 쉬운 일이 하나 없고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뼛속 깊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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