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66일차, 20200522
내 어릴 적 사진들을 보면 제대로 찍힌 것이 없다.
토라져서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울고 있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나이가 가늠이 가지 않는 그 시기에도 나의 똥고집은
똥 싸는 힘주듯 강해서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듯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도 그다지 가리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고집이 무뎌졌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그 본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음을 알고 있다.
겉으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조금 부드러워지고
예전에 비하면 고집이 많이 줄은 듯 착각도 들고
아마도 나 스스로만 고집이 줄은 것 같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시간들이 지나가면서
내 마음속에 나만 아는, 혹은 나만 아는 척하는 나의 진짜 모습들이
길들여진 사회생활의 모습으로 감추어진 듯 하지만
감정적으로 밀어 붙임을 당했을 때 나오는 본래의 모습.
싱크대 밑에 음식물 거르는 통을 한 두어 번 휘휘 저은 것처럼
저 밑에 고여있던 썩은 내 본래의 마음이 드러난다.
그 역겨운 오랜 고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