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82일 차, 20200607
지독한 꿈을 꿨다.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들것에 실려 응급차로 수송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엄마 생각에 처절한 눈물을 흘렸다.
시시때때로 엄마 생각이 나는 횟수가 잦아졌다.
6월이 시작되었다.
내 곁에 없는 사람을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지내는 것은 고된 일이다.
더 이상 만날 수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떠올리며 그 모습을 추억하고
지금 나의 상황에 함께라면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상상해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나에서 현재의 내가 멀어진다는 느낌에,
과거에 머물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현재의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상상하기 어려워진다.
지난달 말에는 나의 소중한 첫 조카의 4번째 생일이었다.
그 조그만 핏덩이가 나의 삶에, 그리고 우리 가족에 삶에 건네준 희망의 크기는 그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조카가 생기면 다들 조카바보가 된다고 한다. 물론 나의 조카이기에 다른 아이들보다 더 이뻐 보이겠지만,
조금은 특별한 상황에서 주어진 조카, 그리고 아들, 손자이기에 그 아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엄마를 세상에서 떠나보낸 그 시간이 일 년 일 년 멀어진다는 것을 실감하고,
그 아이가 자라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손자의 성장을 바라보는 할머니로서의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기특하면서도 마음이 아리다.
이따금씩 꿈에서나 들려오는 엄마 목소리가 잠이 깨고서도 그리워서 예전에 엄마가 했던 말투를 혼자 따라 하곤 한다.
사진은 아무 말이 없다. 동영상이라도 하나 남겨두었으면 이런 때 볼 텐데.
그때는 너무나도 평범하고 보잘것없던 일상이,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사무치게 간절해진다.
방 안에서 들리던 엄마의 큰 웃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