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도전 그리고 도약을 위한 과제
2024년 3월,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는 18년 만의 승진이었지만,
현재 신세계 그룹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 희망 퇴직, 사업 철수,
심지어 신세계 건설의 상장 폐지 추진까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겹쳐져 있습니다.
그동안 정용진 회장은 그룹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며
이커머스, 오프라인 쇼핑, 고객 경험 강화 등을 중점으로 삼아 왔습니다.
그러나 그가 추진한 여러 사업들이 실제 성과를 낸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먼저 2016년, 정용진 회장은 ‘제주소주’를 189억 원에 인수하여
국민 소주 브랜드로 성장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마트가 총 570억 원을 투자하고도
4년간 누적 영업 손실이 434억 원에 이르며 적자에 시달렸고,
결국 ‘제주소주’는 오비맥주에 매각되었습니다.
또한, 2017년 영국의 180년 전통을 자랑하는 헬스 앤 뷰티 스토어 ‘부츠’를
국내에 들여와 매장을 확장했으나 약 3년 만에 철수했습니다.
이후에도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와 ‘스톤브릭’을 론칭하며 수익 창출을 꾀했으나,
수익성 확보에는 실패했습니다.
2018년에는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잡화점 ‘삐에로쑈핑’을 선보였으나,
이마저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이는 정 회장이 큰 기대를 걸었던 프로젝트였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간 셈입니다.
정 회장은 또, 파리의 궁전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6성급 호텔 ‘레스케이프’를 개장했지만,
부대시설 부족으로 4성급 평가를 받으며 고전 중입니다.
게다가 4성급에 비해 숙박 요금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
개장 초부터 낮은 객실 점유율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남성 타겟의 체험형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 역시
정 회장이 직접 주도한 사업입니다.
그러나 폐점 소식이 잦아들지 않고 있으며,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을 주제로
약 300억 원을 투자해 영화와 게임 제작을 시도했으나 결국 철수했습니다.
‘이마트24’는 2014년 인수한 편의점 ‘위드미’를 기반으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포화 상태인 시장 탓에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적자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주목받고 있는 추진 중인 사업으로 ‘화성국제테마파크’가 있습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유치가 발표되었고, 경기도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현실화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사히 완공된다 하더라도 운영에 문제가 많을 것이라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정용진 회장이 추진하여 성공한 사업으로 ‘스타벅스’와 ‘스타필드’를 꼽을 수 있지만,
이는 그의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의 결단에 따른 결과로 평가됩니다.
올해 신세계 그룹은 계열사 대표의 40%를 교체하며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실질적인 성과 개선보다는 단기적 대응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정용진 회장이 주도한 신세계 그룹의 다양한 혁신적 시도들은
기업의 변화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베리 스위처(Barry Switzer)가 한 말,
"Some people are born on third base and go through life thinking they hit a triple.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자신이 3루타를 친 줄 알고 살아간다.)"에 빗대기도 하는데요,
정용진 회장이 거둔 성과 중 상당 부분은
그룹 내 유리한 위치 덕에 가능했던 측면이 크다는 이유에서이죠.
정 회장이 주도한 여러 사업들이 성과 없이 실패로 끝나거나 철수하게 된 점도
그의 성공이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과 능력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많은 투자와 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사업들을 과감히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신세계라는 대기업의 상속자라는 특권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실은 다수의 사업이 실패와 철수를 반복하면서
그룹의 재무적 부담은 커져 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룹은 앞으로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을 바탕으로 신중히 사업을 선택하고,
본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전략은 오너십과 전문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장기적인 발전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