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패는 진행 중이다 (1)

“내가 다 알아서 할게.”

by 소심한나무씨

시골 카페 2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다.


하고 싶은 건 관철해내고 마는 내가 또 다른 결심을 한 것이다. 도시로 나가기로 했다. 같은 이름과 같은 업종으로.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내가 확신을 느끼면 어마어마한 추진력을 발산한다.

다만 그 확신이 다 옳지는 않다.


시골 카페는 계속 운영하면서 틈틈이 새로운 가게를 구상했다. 가게 자리를 실측하고 예상 구조를 설계하고 필요한 업체 목록을 정리했다. 한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기에는 준비된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각각 필요한 항목마다 따로 관련 업체와 연락해 공사하기로 했다. 이른바 반셀프 인테리어. 인테리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컸고 공사라고 하기에는 소소한 공간이었던 곳이 ‘과연 온전한 카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늘 따라다녔다. 물론 잘 진행될 거라는 확신으로 가득 찼던 나만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렇게 몇 달이 흘러갔고 어느새 2023년 11월이 왔다. 본격적으로 카페 오픈을 준비할 시기가 온 것이다. 화장실을 새로 만드는 것이 첫 임무였다. 변기와 연결되는 배관을 뚫고 벽을 쌓고 타일을 바르고 문을 단다. 간결한 이 문장이 완성될 때까지 쉬운 과정은 없었다. 혼자 알아보고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시골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터라 현장에서 내내 지켜볼 수가 없었기에 늘 애가 탔다.


아니나 다를까 배관을 뚫을 때부터 사달이 났다. 상가와 빌라가 함께 있는 집합건물이어서 구청은 물론 빌라 거주자들에게 충분히 화장실 공사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건물 총무라 불리는 관리자는 그렇지 못했나 보다. 배관을 연결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을 내고 있는 중에 나에게 전화가 오더니 전해 들은 말과 다르다며 제지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나는 아침 일찍 배관 공사 담당자와 상의를 한 뒤 다시 시골 카페로 돌아가는 차 안이었다. 다시 공사 현장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계속 마음 졸여가며 지금 운전을 하는 건지 공사장에 가 있는 건지 정신이 아득해질 순간 배관 공사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이미 시작한 공사를 아예 중지시키기에는 총무 역시 무리였겠다 싶었는지 그냥 넘어간다는 분위기로 흘렀다고 한다. 잘 해결했으니 알아서 공사 마무리하고 가겠다는 말도 건넸다.


그날 총무의 그 행동은 공사 내내 걸림돌이 될 서막에 불과했다.


우여곡절 끝에 배관 공사는 무사히 잘 끝났지만 거래내역서를 보던 엄마는 주변 시세보다 공사비가 높게 책정된 것은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다. 서로 같이 상의하면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늘 짜증 섞인 어투로 대답했다.


“내가 다 알아서 할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실패는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