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저도 자영업자가 되었습니다

계절의 끝에서

by 소심한나무씨


따뜻해졌다고 방심한 사이 밤새 온도는 영하로 떨어지고 해가 올라와서도 바람은 여전히 차갑다. 꽃샘추위가 왔다. 그렇다는 건 봄이 왔다는 것이다. 이제 금세 지날 거란 희망이 있어 지금의 추위는 버틸 수 있다. 정말 한 계절의 끝이 왔다.


시골카페에서는 계절의 변화가 더 뚜렷하다. 창문 너머 배경의 모습, 흑백처럼 말라버린 화단 식물의 초록빛 물듦, 그리고 얼었던 텃밭 흙의 촉감이 부드러워진 것에서 먼저 느껴진다. 오감에서 오는 봄은 더 설렌다.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에 불안함 역시 스며들지만 길었던 겨울에 비하면 툭툭 털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시골 고양이들의 나들이 시간도 늘었다. 밖을 나서자마자 코끝에서 오는 따스한 온도가 감지되었나 보다. 햇볕 샤워를 더 열심히 하고 더욱 최선을 다해 텃밭을 뛰어다닌다. 긴 겨울을 함께 나고 버틴 동물들의 건강함에 절로 감사해진다.


시원한 음료를 찾는 손님도 많아졌고 짧은 대화 주제에서 봄꽃 이야기 비중도 커졌다. 봄을 맞이해 화단도 가꾸고 다시 과자도 굽고 한정 메뉴도 신설했다. 자, 이제 겨우내 발길을 뜸했던 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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