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살짝 삐었다. 돌계단을 서둘러 내려가려다 중심을 잃었다. 내일 오랜만의 휴무날이라 벚꽃놀이에 들떠 있던 참이다. 발목을 요리조리 돌려보고 인대에는 이상이 없는지 살핀다. 급히 파스를 붙이고 슬슬 염증의 조짐이 보여 얼음찜질을 해댄다. 소소한 변수라면 다행인데 발목 통증이 심해져서 걷기 불편하면 안 될 텐데 이른 걱정도 밀려온다. 별일 없지만 불안한 것에는 이유가 있더라니 하며 다시금 마음속에선 불행 회로를 돌린다. 정확하게는 뇌에서 둥실 떠오른 생각일 것이다.
별일이 없지만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건 쉽지가 않다. 사람마다 환경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편이다. 현재보다는 미래의 비중이 커져버린 탓이다. 불안과 기대가 섞인 마음이 평화를 깨뜨린다. 만족이나 행복감과 멀어진다. 공상은 하되 현재를 잃지 않아야 하루하루를 그나마 버텨간다. 현재가 될 언젠가의 미래에 기억조차 남지 않을 평온의 오늘을 의식하고 잘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