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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Dec 13. 2018

남의 결혼식에 웨딩드레스 입고오기

영화 <메가로돈>

<메가로돈>
The Meg, 2018    

출처 : 영화 <메가로돈>

먼저 까 놓고(?)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레이트 월>이 그랬듯이, 또 여느 중국의 자본이 추가된 영화들이 그렇듯이 <메가로돈>도 중국 자본의 흔적이 아주 넘쳐나고도 넘쳐납니다. 초반의 PPL과 중국 배우들, 그리고 어울리지도 않는 중국 스타일의 음악(...)까지. 원래는 통쾌하고 시원해야 할 상어가 주인공인 영화가 어느새 자본에 물들어 한 번도 보지 않은 괴수물이 되어 버렸네요. 상어는 '아 제이슨 스타뎀이군요 어서 저를 죽이고 전개를 이어나가세요.'라고 말하는 듯이 쓸데없이 전투 장면에서는 매너가 작렬하네요. 덕분에 제이슨 스타뎀은 죽이고 극적(?)인 결말을 만들어내죠. <죠스>를 이기지 못하면 따라하기라도 해야 할 텐데, 십수 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커지고 나아진 것은 몸집과 CG뿐, 전개와 전체 극의 흐름은 그냥그냥 이어오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상어 전문 영화들의 딜레마라고나 할까요.


출처 : 영화 <메가로돈>

이 영화의 거의 유일한 장점이라 함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죠스>, <언더워터>, <47미터>에 비해 굉장히 커진 상어(메가로돈)의 크기와, 빠른 전개입니다. 잠깐 쉴 만하면 상어가 나타나고, 나타나면 나도 모르게 헉! 하며 움찔하게 되죠.(상어에 놀란 게 아니라 등장 자체에 놀란겁니다.) 마치 파노라마가 나타나듯 모든 사람들이 순서대로가 아닌(여느 상어 영화처럼) 마구잡이로 잡아먹히죠. 하지만 우리의 제이슨 스타뎀은! 절대 죽지 않고 메가로돈의 눈에 일격을 가해서 메가로돈을 쓰러뜨립니다. 순간 메가로돈 조련사인 줄 알았다니까요. 음.. 차라리 <언더 워터>(그 정도면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만), <47미터>(...)가 그나마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 영화는 생각을 하고 상어를 영리하게 피하는 영화였지만, 이번 <메가로돈>은 무작정 덤벼들고 쫓기고 결국엔 해피엔딩으로 귀결되는, 말 그대로 킬링타임이군요.


출처 : 영화 <메가로돈>

네. 딱 저 표정이네요. <메가로돈>을 보고 있을 때의 제 표정. 사실 괴수와 상어가 나오면 사람이 죽고 날뛰고... 건물이 부서지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부술 것도 부수면서도 이야기와 전개에도 신경을 써야 훌륭한 괴수물이 되는 법인데, 이 영화는 괴수에도 이야기에도 그 아무 것에도 하나에 집중하지 않아서 혼란에 휩싸이게 하네요. 차라리 괴수가 무작정 때려잡기만 했다면 제 별점이 반 점이라도 늘어났을까요. 이야기의 주축이 상어인지, 캐릭터인지, 가족애인지... 뭐가 뭔지 영화를 보고 있으면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공들인 느낌조차 들지 않네요. 그냥 옛다 하고 중국 자본을 던져준 뒤에 설렁설렁.. 대충대충.. 대강 뭐 그렇게 만든 영화 같아요. 분명 최신작이기 때문에 CG와 같은 현대기술은 뛰어났지만, 그에 합당하는 연출과 연기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죠스>의 반의 반 정도...도 될까 말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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