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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Dec 13. 2018

익숙한 꽃길에 못보던 꽃송이 하나

영화 <너의 결혼식>

<너의 결혼식>
on your wedding day, 2018

출처 : 영화 <너의 결혼식>

세기의 첫사랑 명작(<플립>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건축학개론>이 나온 지 6년이 지난 지금, 8월 여름 극장가 대전에 뛰어든 유일한 영화라 홍보하는 <너의 결혼식>이 나왔길래 어이쿠 이거 봐야겠군! 하고 시사회로 갔습니다. 사실 기대는 별로 안 했어요. 지금까지의 거의 모든 청춘 로맨스 영화들은 이야기보다는 배우 본연의 풋풋함과 사랑스러움을 살리는 작전을 썼거든요. 물론 이야기는 나몰라라 내팽겨치고 말이죠. 사실 이 영화도 달라질 건 없어요. '너의 결혼식'이라는 첫사랑 로맨스에는 조금 신박한 주제를 쓰긴 했지만 결국 '그래 첫사랑은 안 이루어져'라는 거잖아요. 또 풋풋함이 돋보이는 영화였긴 하지만 중간중간 안 들어맞는 구간이 있었고, '이건 말이 안 돼'라는 구간들도 있었어요. 첫사랑 영화로는 충분했지만(기대치 충족,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 영화의 작품적 가치는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출처 : 영화 <너의 결혼식>

사실 <너의 결혼식>은 영화의 제일 큰 장점, 아니 모든 첫사랑 부류 영화들의 장점을 잘 섞어서 시너지를 만든 영화입니다. 그게 큰 역할을 했죠. 완성도에서도, 작품에서도. 우선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강기영 배우님, 고규필 배우님이 중간중간 풋풋함에 지쳐 지루해질 때쯤 잔재미, 잔웃음을 집어넣어 주셔서 그나마 조금 웃으면서 볼 수 있었어요. 이야기 자체의 뉘앙스는 사실 '웃음'이 아니라 한 남녀의 어떻게 보면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인데, 이야기에도 집중하면서(이야기가 좋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야기는 빈약하지만 잘 다뤘다는 거지) 조연들이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를 짚어 주어서(웃음 포인트가 너무 무리수거나 거북하면 오히려 이야기의 질을 흐리게 되는데, 이야기에 적절히 배치되어서 거북하지 않고 좋았어요.) 이야기가 그나마 순탄하게 흘러갔던 것 같네요. 아니,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풋풋함과 웃음 포인트가 만드는 시너지가 영화의 90%정도를 책임진 것 같아요.


출처 : 영화 <너의 결혼식>

여느 박보영 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그렇듯이 영화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건 시너지와 케미에요. 한 여자에게 일생을 바칠 정도로 사랑에 충실하고 키가 크고 잘생긴(!!!) 김영광 배우와 키가 작고 아담하지만 성격만큼은 매서운(!!!!!) 박보영 배우가 영화에서 커플의 이미지를 연기하면서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나왔고, 성격의 차이에 따른 커플의 케미도 존재했어요. 아니, 사실 그 케미가 영화의 완성도에 큰 기여를 했죠. 또 그 시절의 향수(가로본능(애니*), 땡땡이(서울은 다 이렇게 부르는데 왜 전라도에서만!!!!ㅋㅋㅋ)), 그 배우의 풋풋함, 그리고 조연들의 잔재미가 내는 시너지는 정말 영화에 크게 기여를 했어요. 아니, 그것이 거의 이 영화의 전부이죠. 진중하게 영화의 완성도나 전개 방식을 염두에 두지 않고 킬링타임용으로 볼 만한 영화에요. 그 이상의 가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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