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위로 Dec 13. 2018

감독과 배우가 온 힘을 다해

영화 <서치>

<서치>
Searching, 2017

출처 : 영화 <서치>

영화 <서치>는 특별한 방식의 촬영기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이나 카메라 상의 앵글만 사용한다는 것이죠. 컴퓨터 화면, 노트북 화면, TV 화면들만으로(물론 영상통화나 뉴스 화면에서 배우 얼굴이 나옵니다) 이야기와 단서들을 모두 설명합니다. 아무런 현실적 장면 없이, 인터넷 상의 검색이나 영상 통화, 메세지만으로만 말이죠. 여기서 이 영화의 매력이 빵빵 터집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가족애를 강조해서 이거 신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중반쯤 가니 역시 스릴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터넷이라는 장르의 장점이란 장점은 모두 가져간 영화입니다. 현실로 표현했으면 진부한 장면이었겠다 하는 장면들도, 인터넷 상의 창과 메세지로 표현하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 전혀 진부한 느낌이 나지 않았습니다. 새 장르를 개척하고 명작을 탄생시킨 영화가 하나 더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죠.


출처 : 영화 <서치>

이 영화의 제일 큰 장점이라 함은, 바로 영화의 전개 방식이 질질 끌지 않고 간결하다는 것이죠. 인터넷이라는 방식을 사용한 영화인 만큼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고요. 사실 영화는 줄곧 '냉정'합니다. 엄마가 죽는 장면에서도, 과거를 정리하는 장면에서도, 마고의 비밀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도 존 조의 우는 모습, 화내는 모습 한 번 보여주지 않고 간결하고 단호한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만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합니다. 말 그대로, 울거나 화내거나 꾸짖으면서 영화의 러닝타임을 낭비하지 않고 속개된다는 것이죠. 보통 여기쯤 되면 '하지만 속개가 됨으로서...'라고 제가 비판을 할 타이밍이지만, 이번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속개 과정마저 완벽합니다. 그냥 대충대충 짚고 넘어간 뒤 '아 됐다'하며 흐지부지 넘기는 것이 아닌, 존 조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비밀과 단서의 의미, 그리고 사건이 진행되며 변하는 감정까지 하나하나 손쉽게 잡아가며 이야기를 속개시킵니다.


출처 : 영화 <서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결말을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마고는 살았습니다. 물 없이 버틸 수 없었을 수도 있었지만, 마침 그 날에 폭우가 내려 구사일생했고,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범인은 비밀)
<서치>는 사실 조금 과격할 수도 있는 스릴러이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방식은 절제되어 있고 굉장히 우아합니다. '인터넷'이라는 매체적 소재를 사용함으로서, 우아함은 두 배가 되었고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도 훨씬 수월해졌죠. 하지만 순탄한 전개가 아닌 떡밥을 던지고 반전으로 회수하는 모험적 전개를 선택함으로서, <서치>는 한 발 더 도약했습니다. 자칫하면 가족애로 번져 장르잡탕이 될 수도 있었던 이야기가 인터넷을 씀으로서 반전되어 '영화'가 되었고, 새로운 발견을 하는 동시에 도약하면서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든 영화가 되었습니다. 또 제가 정말 마음에 들어 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 존 조와 미셸 리의 가족애에 대한 연기, 그리고 다른 조연들의 연기까지 정말 빠짐없이 완벽했습니다.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한 소녀의 실종, 그리고 소녀의 실종에 대해 미스터리를 풀어가며 밝혀지는 아빠가 몰랐던 이면. 정말로 이번 8월 개봉작 중에 보길 잘했다는 영화입니다. 추천드려요.



매거진의 이전글 남의 결혼식에 웨딩드레스 입고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