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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Dec 13. 2018

천재는 모두 불행한 건지

영화 <파이널 포트레이트>

<파이널 포트레이트>
Final Portrait, 2017      

출처 : 영화 <파이널 포트레이트>

<린 온 피트> 이후 두 번째로 보는 웰메이드 영국 영화, 그리고 <톰 오브 핀란드> 이후 두 번째로 보는 웰메이드 예술가 영화인 <파이널 포트레이트>입니다. 피카소가 질투했다는 천재 화가의 면과, 그 이면에 숨겨졌던 어두운 면을 중점으로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코미디의 요소가 숨겨져있어 어두운 분위기를 잠시 깨 주는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의 분위기와 촬영기법은 자코메티의 그림과 비슷합니다. 정교하게 감정선을 표현하기보다는, 일대기를 건설하려 들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그가 제일 쓸쓸하고도 찬란하게 생각했던 순간을 툭툭 표현해내죠. 그리고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화가의 드로잉'만을 중점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모델의 모습을 더 집중적으로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이 화가가 된 듯이 더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저 평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아닌, 예술가를 다룬 영화인만큼 관람객들이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거죠. 정적인 공간과 모델, 그리고 괴짜 화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화가의 이면을 보여줌으로서 예술가의 쓸쓸함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출처 : 영화 <파이널 포트레이트>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알베르트 자코메티는 참 비운의 예술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톰 오브 핀란드>에서는 토우코 라크소넨이 자신의 의지로 맞섰다면, 알베르트 자코메티는 자의가 아닌, 끌려다니는 생을 사는 것 같아 참 불쌍했어요. 예술가로서의 삶은 찾은 그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버린다는 것이 참 쓸쓸한 그림이었으니까요. 생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사랑받는 삶을 찾은 것 같아 기쁘기도 했지만, 그림으로 인해서 이미 피폐해진 삶은 되돌릴 수 없음을 알기에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이야기는, 아니 그와 그의 삶은 정말 괴짜였지만 불쌍한 삶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죠. 재능이 있는 천재였기에 끊임없이 불평하고 불만을 가지고 죽을 때까지 자신의 그림에 불만족해야 했던 그의 삶을 다시 재조명하고, 그 이야기를 모델로서 풀어나가는 영화였습니다. <톰 오브 핀란드>와 <파이널 포트레이트>같은 웰메이드 아트 영화가 계속 나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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