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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Dec 13. 2018

설마 했던 네가 나를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Fantastic Beasts: The Crimes of Grindelwald, 2018

출처 :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2016년 휘황찬란한 시작을 알렸던 <신비한 동물사전>의 후속작,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입니다. 이번에도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맡았던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요. / 이 영화 시리즈의 초점은 제목처럼 '신비함'에 맞춰져 있어야 했습니다. 첫 시리즈는 여러 장면들 중에서도 신비한 동물들의 대거 등장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죠. 이 영화는, 초반부터 전편의 장점을 버리고는 오롯이 서사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 엄청나게 준비한 서사에도 웬일로(!) 구멍이 숭숭 뚤려 있습니다. 우선 주제가 모호합니다. 그린델왈드의 탈주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던 초반, 제이콥과 퀴니의 사이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던 중반을 지나, 막판이 되니 다시 범죄에 집중했다가, 크레덴스로 끝을 맺습니다. 이 얼마나 정신없는 전개입니까. 이야기를 탓하기 전에, 영화의 주제가 모호하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애초의 장점이었던 신비함을 더 우려먹었어도 이것보다는 나았을 듯 합니다. 모든 것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새로운 떡밥들은 또 어떻게 수거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네. 저는 정말 해덕입니다. 이번에 나온 신동사2 굿즈도 빨리 샀던 사람이기도 하죠. 하지만 영화를 살펴보자면, 이 영화는 <해리 포터> 시리즈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멍 숭숭 뚫린 서사와 억지로 이어붙인 연결고리를 휘황찬란함으로 대충 때워보려 하는 것이 티가 납니다. 과정은 억지스럽고 그 이유는 길고 장황합니다. 게다가 영화는 1편의 떡밥도 제대로 수거하지 못한채로 또 수많은 떡밥을 뿌렸습니다. 글쎄요,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이가 없기도 하다가, 이 시리즈의 운명까지도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하나 제대로 끝낸 것 없는 이 시리즈로부터 완벽한 3편이 나올 수 있을까. / 제목은 <신비한...>이지만, 신비한 장면이라고 중국 사자괴물(?)과 가방씬밖에 없습니다. 그린델왈드의 마법실력과 숨겨진 떡밥들만 몇 개 툭툭 던져놓고는 멋지게 퇴장한 듯 물러섭니다. 하지만 서사의 허약함을 휘황찬란함으로 막아보려 한들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끼만 던지고는 정작 안은 텅 비어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어떤 것을 말하려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려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남은 건 의미없는 이야기와 기다림에 대한 허탈감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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