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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an 26. 2019

라멘테의 기원을 찾아서

영화 <우리가족 : 라멘샵>

출처 : 영화 <우리가족 : 라멘샵>

31일 개봉작 <우리가족 : 라멘샵>을 조금 일찍 만나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일본 음식과 싱가포르 음식 등 여러 종류의 음식들과 가정사, 가족애를 동시에 다루고 있고요. 포스터에서도 따뜻한 영화의 냄새가 솔솔 났는데, 예상하는 딱 그 정도였습니다. 음식영화의 여러 클리셰들은 물론 영화의 배경과 서사, 이야기 심지어 극적인 포인트에서도 일본 영화 특유의 연출법이 보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담담합니다. 담담한데도 그 안에 가족애를 담으려 애쓰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온 격이 되었죠. 우선 영화의 의도를 연출이 받아내질 못합니다. 시종일관 불친절한 연출에, 중요한 부분에서는 스킵한 듯 뚝뚝 끊깁니다. 꼭 들어갔어야 할 포인트가 사라져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감정이 고조되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도 맥이 뚝 끊깁니다. 세세한 감정 표현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인지 여운이 있어야 할 장면이 짧게 끊기는 것입니다. 줄곧 가족애를 강조해왔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일종의 딜레마입니다.


어떤 종류이건 음식을 매개체로 사랑을 깨닫는 영화는 많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애니메이션에도 수없이 리메이크되는 주제이죠. 이런 주제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한 끗 차이의 연출인데, 영화는 이 부분에서 실패했습니다. 담담하고 담백했어야 할 영화에 초반부터 신파를 넣고, 배경이 로드무비가 된 영화의 설명이 부족하죠. 먹먹하고 따뜻함이 있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명작이라기엔 어딘가가 계속 아쉬울 뿐이죠.


영화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온기를 전해 주는 라멘이라는 음식과 음식에 깃든 사랑 때문입니다. 쉴 새 없이 건들고 또 건든 '어머니'라는 이름 때문이기도 하죠. 담백한 영화라고 내놓았지만, 상당히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감동입니다. 그 안에 일본의 정서와 음식 등 넣을 건 다 넣은 모습이고요. 어쩌면 일본 영화를 싫어하지 못할 이유가 이것이겠네요. 담담하고 담백하지만, 과하지 않은 그 매력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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