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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an 30. 2019

박수칠 때 떠나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3>

출처 :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3>

2010년 처음으로 만났던 시리즈물 <드래곤 길들이기>의 마지막 작품, <드래곤 길들이기 3>입니다. <슈렉>과 함께 드림웍스의 기둥 노릇을 탄탄히 하던 시리즈라 벌써 끝난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통해 안정적인 완성도와 충분히 경이로운 드래곤 비주얼들을 계속 증명해 왔던 시리즈물이기에 이번 작품도 거의 100%의 신뢰를 가지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그동안 관계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 왔습니다. 투슬리스와 히컵, 히컵과 부모님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 이번 작품에서도 유대 관계와 연인 관계는 영화에서 중요시됩니다. 사실 마무리를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편과 2편을 통해 거의 소진된 비주얼 대신 캐릭터의 내면과 그 유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꾸준히 그것을 어필해온 덕에 영화 중간중간 맥이 끊기고 지루해질 때쯤의 빈 곳을 간신히 채워줍니다. 영화 자체의 정체성이자 주제이기도 하지만, 시리즈 전체의 그림을 생각해 보면 조금 치사하기도 하네요.


이 밖에도 그리멜의 퇴장, 갑작스러운 전개 등 <드래곤 길들이기 3>에서 지적할 점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마무리를 보고 나니 지적할 마음이 사라(...)집니다. 1편, 2편을 전부 챙겨본 사람으로서 히컵과 투슬리스의 작별은 벅차오르는 엔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리즈에서 꾸준히 쌓아온 우정의 탑이 마침내 빛을 발합니다. 간결하고 아름다우며 깨끗한 마무리입니다. 수 차례 우려먹는다는 의지도, 여지도 남겨놓지 않은 채 후련하게 시리즈를 보내 줍니다. 요즘에 보기 힘든, 어쩌면 가장 바람직한 시리즈 애니의 결말입니다.


박수 쳐 줄 수 있는 마무리입니다. 질질 끌지도 어수룩하게 마무리하지도 않고 끝낼 타이밍에 알맞게 맺습니다. 갑작스러운 히든 월드의 등장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를 제일 정확하게 마무리할 장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지만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엔딩이네요. 제발 이런 꾸준한 완성도와 아름다운 마무리를 가진 애니메이션이 다시 나와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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