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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Feb 03. 2019

흑백 속의 뜨거운 사랑

영화 <콜드 워>

출처 : 영화 <콜드 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영화 <콜드 워>를 아카데미 프리미어로 조금 일찍 만나보고 왔습니다. 흑백 영화이고 로맨스 영화인 만큼 영화의 개성은 당연히 두드러졌고, 독특한 화면비도 돋보인 영화였네요. 분명히 결말이 평면적으로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지만 두 캐릭터들의 케미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결말은 평면적인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지만, 이보다 캐릭터들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결말이 있을까 싶습니다.


<콜드 워>에서 돋보이는 것은 단연 연출입니다. 영화의 컷 하나하나에 공들인 티가 납니다. 구도와 조명으로 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평범한 장면을 의미화하여 영화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합니다. 차가운 냉전 시대와 대비되는 뜨거운, 열정적인 사랑 또한 돋보입니다. 게다가 영화의 컷에 사족을 붙이지 않고 간결하게 표현해, 마치 우아한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풋풋한 첫사랑이나 출생의 비극이 없어도 영화가 이렇게나 완벽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무언가를 덧붙이기보다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영화가 하나 탄생했네요.


음악의 사용과 흑백화면도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콜드 워>의 흑백화면은 컬러화면이 줄 수 없는 쓸쓸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냅니다. 냉전 시대가 배경인 이 영화에서 로맨스를 강조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흑백화면과 대비되며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연출이 탁월하다는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음악도 마구 남방하지 않습니다. 영화가 흘러가다가 인물들이 만나거나 변화가 있을 때. 그 때 음악이 빛을 발합니다. 수많은 OST를 마구잡이로 써 대던 다른 로맨스 음악 영화들과는 다른 경우입니다. '적재적소'란 이럴 때 쓰는 말입니다.


보통의 사랑에 관한 영화들보다 훨씬 애절하고 간절합니다. (흑백화면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 슬프고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매력도 개성도 없는 평면적인 로맨스들과는 격이 다릅니다. 화면비와 흑백으로 영화의 개성을, 뛰어난 연출로 인물의 개성을 살린 가장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본 영화들 중 로맨스 중에서는 최고작입니다. 정말 '쓸쓸하고 찬란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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