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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Feb 06. 2019

아바타 코스프레

영화 <알리타 : 배틀 엔젤>

출처 : 영화 <알리타 : 배틀 엔젤>

예전부터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과 <인랑>이 있었죠. 그리고 둘 다 그렇게 좋지 못한(..)결과물과 제작비에 비해 심각한(..) 흥행을 거두고 씁쓸하게 돌아서야 했습니다. <알리타>도 처음에는 아바타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가 되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만화 원작이라는 이야기와 티저 예고편에 대문짝만하게(?) 나온 '아!바!타!제!작!진!'을 보고는 기대를 접었습니다. 영화가 아닌 이전 작품에 기대려는 전형적인 경우이니 말입니다. 애석하게도 관람 후에도 제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알리타 : 배틀 엔젤>을 초반까지는 그대로 흥미롭게 봤습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자꾸 눈에 밟히는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우선은 설명입니다. 영화가 상당히 불친절합니다. 물론 알리타가 비밀에 쌓인 사이보그임은 분명하지만, 영화는 그 외의 캐릭터들에 대해서도 조금의 설명조차 해주지 않습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에피소드들에도 '첫 시작'이라는 핑계를 자꾸만 대며 이야기를 보챕니다. 캐릭터와 영화의 메세지가 영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놓고는 어느 하나 끝맺지 않고 휙 하고 영화를 속개시킵니다.


물론 <알리타 : 배틀 엔젤>이 모든 프로젝트의 첫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첫 이야기라도 어느 정도의 뼈대와 의미는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 메세지, 의미, 캐릭터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메세지를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만드려면 차라리 캐릭터라도 바로 세워야 할 텐데, 영화는 속편을 위한 탄탄한 기본기마저 허락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초반에 애써 만든 설정들과 캐릭터들도 중반에 무참히 부서집니다.


자렘이라는 도시, 알리타의 과거에 대한 조금의 설명, 닥터 이도와 시렌의 관계.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끝맺지 못한 채 두루뭉술하게 끝맺었습니다. 분명 영화는 끝났는데 뭔가 당한 느낌(?)과 속은 느낌(?)이 듭니다. 영화 관람할 때에는 비주얼에 혹해 와- 하고 봤는데, 뒷맛은 개운하지 않네요. <알리타 : 배틀 엔젤>에 떨어진 수많은 난제들은 떡밥 정도가 아니라 그냥 속편에 수수께끼를 통째로 던져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공각기동대>에 실망한 지 몇 년이나 되었다고 또.. 어쩌면 예고편에서 '악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겠다!'했을 때 알아봐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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