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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Feb 03. 2019

이해와 공감

영화 <증인>

출처 : 영화 <증인>

개봉을 열흘 남긴 <증인>을 조금 일찍 만나보고 왔습니다. <증인>은 <영주>로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김향기 배우, 최근 필모에서 (<인랑>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정우성 배우, 그리고 <우아한 거짓말>, <오빠 생각> 등 따뜻한 영화를 주로 제작했던 이한 감독이 뭉친 작품입니다. 카피와 포스터부터 줄곧 따뜻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듯 보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증인>은 따뜻한 영화입니다. 이해, 공감, 사랑 등을 사건과 맞추어 차근차근 짚어나갑니다. 자칫하면 신파가 될 수 있는 극적인 장면들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죠. 한 번에 쏟아내기보다는 한 발 한 발 접근합니다. 따뜻함을 강조하는 영화가 엉엉 우는 신파 영화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천천히 전개하는 모습입니다. 이 영화의 접근방법은 쉽지만, 안전합니다. 당연한 사건을 부풀리지도, 갑자기 우르르 사건이 전개되지도 않습니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래서 좋은 영화입니다. 여전히 사랑스럽고 따뜻하니까요.


아쉬운 점은 영화의 계기입니다. 한 순간에 탐욕에 찌들겠다 결심한 변호사가 정의로워지고, 눈 한번 깜짝 안하고 심지어 증인을 겁박하기까지 한 범인은 자신의 범행을 순식간에 자백합니다. 하나의 근거로 모든 것을 결심하기엔 그 근거가 너무 부실합니다. 변호사 인생을 건 결심과 범인의 인생을 건 결심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이죠.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간단합니다. 이 부분은 생략이라고 하기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에서는 이해와 존중에 관한 부분이 수많은 시간 반복되지만, 정작 캐릭터 그 자체에 대한 존중과 이해는 부족합니다.


한없이 순하고 한없이 착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 이렇다 할 장점도 이렇다 할 단점도 애초에 존재하질 않았습니다. 보통의 소재로 만든 보통의 완성도의 영화입니다. 하나의 감정에 집중하지만, 그 속에는 살인사건과 재판 등 수많은 사건이 존재하죠. 중간중간 늘어져 피곤할 때도 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장면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이 정도면 준수한 편이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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