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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상설계 Dec 24. 2020

#054 / After question 01.

Surface


[   Depth   of   S U R F A C E   ]      

 

Re-reading of Floor


[  들어가는 글  ]



건축학과에 입학해서 스튜디오를 막 시작할때 즈음에는 일반적으로 조형적인 측면에 집중해서 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나인스퀘어, 회화를 매개로 공간 만들기, 종이접기 건축 (origami architecture) 등등 다양한 조형적인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 있다. 여기서 주목해볼 과정은 종이접기 건축이다. 종이접기 건축은 종이를 접고, 휘고, 붙이는 행위를 통해 벽, 바닥, 천장을 구축하는 건축적 디자인 수단이다. 여기서 종이접기 건축에서 주목할 측면은 종이를 ‘면’으로 생각하고 접기(folding)를 통해 디자인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사실 면은 수학적 개념으로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관념적인 개념이다.


A surface is that which has length and breadth only.- Euclid’s Elements


  유클리드 원론에서 면을 정의한 5번 정의이다. 면은 길이와 폭만 가진 것이다. 여기서 두번째 정의가 ‘선은 폭이 없는 길이이다.( A line is breadthless length.)’ 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면은 선의 이동한 흔적의 집합으로서 폭을 갖게된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관념적인 개념의 ‘면’은 실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얇은 종이라 하여도 얇다는 수식어로 꾸며져야하는 두께를 갖는다. 이러한 실재하지 않는 개념으로서 면은 건축적인 사고와도 깊은 계가 있다. 건축적인 대부분의 행위가 도면이라는 결과물로 마무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든 것을 평편하게 ‘면’위에 구상하는 건축적 사고의 특징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도면의 깊이를 갖지 않는 그림들은 현실로 구현되기 위해서 깊이를 갖게된다. 평면으로 표현한 장들은 단면이라는 구조위에 두께를 가지며 얹혀진다. 입면에는 창으로 그려놓은 부분은 창호도, 상세도 등으로 그 깊이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렇듯 실재하는 건축에는 평편한 것은 존재할 수 없다. 벽, 바닥, 천장을 포함 울퉁불퉁한 마루, 빛이 들어오는 창호, 콘크리트로 메꿔진 슬라브, 벽돌로 쌓아올린 벽 그 어느 것도 깊이가 없는 것이 없다.


[  표면에 대한 건축적 개념  ]



이러한 면이라는 개념은 건축에서는 주로 입면과 상관시켜 말하고 있다. 고프리트 젬퍼 (Gottfried Semper)의 피복론이 근대, 현대에 걸쳐 발전되어 표면으로까지 확장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주요하다. 젬퍼는 건축을 단순한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경해를 제시하였다. 그는 ‘건축의 4요소’라는 저서에서 오두막의 건축적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화덕, 바닥, 기둥과 지붕 그리고 외피 (Enclosure)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건축의 원초적인 목적 중 하나가 거주라는 점을 들면서 외피의 둘라쌈을 통해 내부 공간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이러한 생각을 기원으로 수많은 표면(surface)에 대한 건축적 생각들이 발전해 왔다. 대부분 입면에 대한 생각들로 집중되어있지만 본 과정에서는 평면(바닥)을 표면의 주요한 주제로 해석하고자 한다.



[  작동하는 표면  ]


  공간(空間)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비어있는 상태로 되어있는 곳이다. 이러한 공간이 장소(Place)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행위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행위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바닥(표면)이 필요하다. 행위를 수용하고 잘 지원해주기 위해서는 작동하는 바닥(표면)을 구축하여야한다. ‘작동하는 표면’이라는 개념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은 무궁무진하다. 서울을 가득 메우는 오피스 건물을 생각해보면 그 안은 모두 OA Floor/ Access Floor라는 구조를 통해 바닥을 구축한다. 쉽게 생각하면 마루를 이중으로 만들어주어 하부에는 수많은 배선들이 지나가고, 환기등등을 수행하면서 위로는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걸어다니는 보도, 차로다니느 도로 대부분의 공간이 바닥 하부에 인프라가 삽입된 작동하는 표면이다. 이처럼 일상적 공간에서도 바닥은 이미 작동하는 표면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다.




[  작동하는 표면의 건축적 해석  ]


  이러한 바닥의 특징을 극대화하여 작동하는 표면을 계획의 전면에 내세운 두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아키그램(Archigram)의 No-stop city이다. 두번째는 최근 연일화제가 되고 있는 광화문 광장 당선작 Deep Surface이다. 마지막은 서울의 종묘이다.

60~70년대 사회, 문화적 배경에는 사회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성장과 함께 대중문화에서는 팝아트, 마블 만화 등이 나왔다. 과학 기술측면에는 달 착륙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급진주의가 등장했다. 이러한 흐름을 건축적으로 해석, 적용한 그룹이 아키줌이다. 아키줌은 NO-STOP CITY라는 극단적으로 비어있는 모든 영역(표면)에 자본가들의 계획에 의해 빈틈없이 채워나가며 끝없는 확산의 도시를 제안한다. 이 도시에서 그들은 주거하는 주차장(Residential Parking Lot)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주거의 시스템을 제안했다. 그들은 표면에 일정 간격마다 구조, 수직동선(코어), 서비스 컨테이너, 녹지 그리고 가구를 배치함으로서 표면의 공간을 장소로 구축하는 논리를 세웠다. 그들의 제안은 표면위에서 프로그램의 지원을 위한 요소(장치)를 디자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비져너리 아키텍쳐임에 지어지않은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의 제안은 표면이 갖는 잠재성에 대해 논하고 있다.

두번째는 최근 광화문 광장의 Deep Surface라는 광화문 광장의 당선안이다. 제안은 광화문 광장을 단일한 표면이 아닌 역사의 깊은 지층과 함께 서로 충돌하며 보완하는 상징성의 의미, 일상과 비일상을 연결하는 삶의 장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은 상실한 깊이를 회복하여야한다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수직도시와 지하도시를 연결하는 표면으로 구성한다. 이를 통해 과거 정치적 프로파간다의 산물로서 광장이라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을 지양하고 도시의 일상적, 비 일상적 이벤트를 지원하는 표면으로 계획한다. 비교적 최근의 계획한 제안에서 표면에 대한 탐구는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계획된 수많은 건물들이 표면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지만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월대라는 표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로 109m, 세로 69m나 되는 종묘의 월대는 제례를 행하는 장소이다. 넓적한 화강암 돌판으로 구성된 박석 포장된 표면이다. 이곳은 박석 포장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배수와 빛의 난반사를 통한 눈부심 저하 등 제례라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제례 의식을 위한 행위를 지원하기 위해 포장의 패턴도 구분되어있다. 종묘의 월대는 행위(제례의식)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표면이다.



[  표면에 대한 재해석  ]


  표면이라고 지칭하는 바닥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것을 구축하기 위한 논리를 구성하고 건축적 디자인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바닥이라는 건축적 요소를 재해석해보는 기회를 갖는다. 바닥은 행위를 지원하는 건축적 하드웨어이다. 이를 위해서 어떠한 행위를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 리서치를 한다. 그리고 리서치를 통해서 행위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건축적 장치 및 요소에 대해서 디자인하고 제안하는 과정을 진행하고자 한다.



[  진행의 구조  ]


위와 같은 주제로 진행할 이 과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역사적, 실제적 사례에서 표면의 가능성과 아이디어를 추출하고자 하는 리서치를 선행한다. 각 구성원들은 하나 또는 두개의 사례(이론, 공간, 건축, 회화, 등등)를 선택하고 그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한다. 리서치의 목적은 개별 사례가 갖고 있는 표면에 대한 개념을 추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매체(도면, 지도, 그림, 사진 등)를 수집하고 그것들을 통해 최종적으로 추출한 개념을 표현할 수 있는 600x600 크기의Analogous Map을 그린다. 이 Analogous Map을 통해 추후 디자인해갈 프로젝트의 개념을 요약하고 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추출한 개념을 자신의 건축, 도시 프로젝트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프로그램과, 사이트 등을 선정하는 것을 병행한다. Analogous Map을 통해 일반적인 다이어그램의 대안적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A4 2장 내외 분량으로 기술하여 Analogous Map의 설명을 보완한다.

이후에는 작동하는 표면에 대한 프로젝트의 건축적, 도시적 디자인을 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프로그램, 사이트는 자유롭게 개인적으로 선정한다. 다만, 워크샵의 성격을 띈 본 과정에서는 서로의 의견에 대해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을 비판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사이트와 프로그램이 제한이 없는 주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세가지이다. 첫번째는 가능한한 모델링, 도면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가 아닌 대안적 미디어를 활용하여 디자인 차원의 소통을 진행하고자 한다. 대안적 미디어란 종이에 출력한 디지털 드로잉이 아닌 대부분의 것을 지칭한다. 단, 영상, 자료 시각화는 제외한다. 두번째는 최종 결과물을 패널이 아닌 A2 4장 이상을 구성하는 것으로 대체한다. 수많은 다이어그램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미지와 모형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모형을 필수적으로 만들되 재현에 목적이 있는 모형을 지양한다. 대부분 흰색으로 마감된 공간의 구성을 인지하기 쉬운 재현에 목적을 둔 모형을 제작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이번 과정을 통해 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부분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참조 : AA school aureli diploma br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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