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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처럼 May 21. 2021

웃고, 도전하고, 나누는 삶

나를찾아가는글쓰기 10기. 2번째


묘비명 : 웃고, 도전하고, 나누기 위해 발버둥 치다 이곳에 눕다.   

  

추도사

그는 끊임없이 움직였습니다. 뭐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은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자 미친 듯이 발버둥 치던 그의 모습은 때론 신기하고, 때론 이해가 안 되고, 때론 바보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행복하다며 그는 웃었습니다. 그 웃음이 저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남아 횃불이 됩니다. 그의 끊임없는 움직임이 그리워집니다. 아마 그는 염라대왕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하고, 운동하고 염라대왕에게 강의하고, 타로상담을 해주겠다고 할 것입니다. 그 모습을 상상하며 그를 보내드리려 합니다. 그곳에서도 늘 웃으며 부지런히 움직이시길.    



예전에 독서 모임에서 작성했던 묘비명과 추도사다. 모임 리더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그 자리에서 바로 작성했다. 좀 엉성한 감이 있지만, 참 마음에 든다.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책을 들척이다가 이것을 적어둔 종이를 발견했다. 혹여나 잊어버리면 아쉬울 것 같아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때는(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여러 가지를 배웠다. 바이올린, 캘리그래피, 색연필화, 연필화, 수채화, 타로, 글쓰기 등등 많은 것을 배웠고, 더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해 아쉬워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이것저것 배우러 다녔다. 같이 모임을 하는 분들이 다들 신기해했다.     


 짧은 시간에 쓴 추도사는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염라대왕에게 타로점을 봐주고, 같이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겠다는 포부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긴다. 비록 글쓰기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지만, 강의를 하고 있다니 마음에 든다. 자기 계발이나 습관 또는 글쓰기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겠지. 책상 앞에 붙여두고 간간이 읽어야겠다. 이때의 당돌함을 항상 기억하고 싶다.    

  

 뭐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을까? 저걸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호기심, 한번 하고자 하면 잘하려고 하는 향상심, 내가 직접 겪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을 베이스로 깔고,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성격이 한몫을 한다.   


무엇인가를 배울 때, 그것을 모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드러낸다. 모르고 있는 것이 있음에도 알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없으면 찾아서라도 스스로 칭찬해준다. 하루 만에 좋아지는 것은 그다지 믿지 않는다. 하루 만에 좋아진 것은 다시 하루 만에 나빠질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좋아지려고 노력을 하고, 한번 좋아지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같은 노력을, 아니 더 큰 노력을 한다. 배우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편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으면, 나눠 줄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내면이 가득 차 있는지, 아니면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인지는 금방 탄로가 나게 마련이다. 나는 속이 꽉 찬(뭐 조금은 비어있어도 된다)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다른 사람을 웃기기 위해 내가 먼저 웃는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내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려 한다.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책 읽고,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가족과 함께 하루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하루이다. 강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배우고 익힌 것을 나누는 자리이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기를. 그날을 위해 난 오늘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바이올린을 연습한다. 비록 솜씨는 형편없지만, 매일 하는 것이다. 내가 믿는 진실은 딱 하나뿐이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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