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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처럼 Apr 23. 2022

횡설수설 중입니다.

헤세 님 글을 읽고 나면 동기부여가 돼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네요."

"뭔가를 하려면 그렇게 해야 되는구나를 알게 돼요."

글쓰기 모임을 1년 가까이하고 있습니다. 매주 다른 주제로 글을 쓰고, 합평을 해주는 사람도 바뀌지만, 사람들이 하는 말의 뉘앙스는 한결같아요. "동기부여"  근데 별로 기쁘진 않습니다.


동기부여가 된다는 말이 나쁜 것은 아니에요.  글을 읽고 그렇게 느낀다면 감사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어준 게 어딘데, 감히 불만을 토로한단 말인가? 여기서 명확히 짚어보고 넘어가야겠네요. 저는 불만을 토로하려고 글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문제점을 짚어보려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지요. 저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 쓰는 글은 문학적 성향보다는 자기계발, 그러니까 실용적 성향이 강하다는 거죠.  


얼마 전에 본 타로점을 통해 그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인을 통해 타로점을 보면서  2가지 질문을 했지요.  "글쓰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바이올린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이 두 가지였어요. 글쓰기에 대한 타로의 해석은 "자기만의 명확한 틀이 있고, 잘되건 안되건 계속 밀고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쭈욱 쓸 것 같다. 예술적인 글보다는 실용적인 글이 맞을 것 같다."였습니다. 어쩜 이리도 정확한지. 바이올린에 대한 타로의 해석은 "어떻게 보면 바보처럼 순수하게 즐기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있는 그대로 재밌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대상"이었지요.  어쩜 이리도 정확한지 2. 타로를 공부했기에 지인이 설명해주기도 전에 대충 감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 감이 정확하게 딱 맞아떨어질 때의 소름 끼침이란.


가 처음 낸 책도 자기계발에 관련된 책이거니와 지금 쓰는 글 대부분이 그런 성향이 강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깁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도하지요. 꼭 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그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두고 과정을 즐기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이 일련의 과정이 의 삶의 태도이고, 그 과정을 글로 쓰다 보니 동기부여의 글이 되어버리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일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동기부여가 돼요." 이것을 강점으로 볼 것인가? 한계로 볼 것인가? 이 문제는 가 잘 쓸 수 있는 글을 쓸 것인가? 아니면 잘 쓰고 싶은 글을 쓸 것인가? 의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그중에 어디에 중점을 두고 글을 쓸 것인가의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강점으로 본다면 동기부여, 자기계발의 글을 주로 쓰면서 거기에 예술적 표현을 감미한 글 또는 소설 형식의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의 글이 될 것입니다. 한계로 본다면, 예술적인 글-아니 문학적인 글이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고 고된 여정이 되겠지요.


며칠 째 안에서 를 괴롭히고 있는 질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글과 의 글을 비교하는 "나만 못써 병"이 다시 도진 것일까? 상상력이 뛰어난 글, 표현이 아름다운 글을 보면 기가 죽는 저를 발견합니다.  글이 초라해져 보입니다. 가 생각하는 글의 특성은 "단순하고, 간결하고, 꾸밈없다."입니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고들 하지요. 근데, 그게 다예요. 어떤 스토리도 없고, 미학적인 표현도 없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결국 는 한계로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문득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강점으로 본다면 강점을 살리기 위해 동기부여, 자기계발의 글을 써야 다. 한계로 본다면 어쩔 수 없이 동기부여, 자기계발이 글을 써야 한다.'라는 생각이지요. 이런 젠장. 애초에 "강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한계로 볼 것인가?"는 의미 없는 질문이었던 듯싶기도 합니다. "동기부여의 글을 잘 쓰는 내가 과연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인가?"이렇게 질문을 바꿔서 해야 하는 것이었나 싶네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니 이건 원점이 아니라 한 단계 위로 올라간 것일까요? 어쨌든 고민을 새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점이 맞기는 합니다.


동기부여 글을 쓸 것인가? 아니면 소설을 쓸 것인가? 잘 쓸 수 있는 글을 쓸 것인가? 잘 쓰고 싶은 글을 쓸 것인가? 어 이거 위에서 쓴 문장인데? 결국 돌고 도. '아'다르고, '어'다른 느낌인가? '결국 소설을 쓰고 싶은데, 가 쓴 글은 동기부여 글이니, 그게 한계이다. 뭐 이런 얘기 아닌가? 강점으로 보고 동기부여 글을 쓸 거냐? 아니면 한계를 뛰어넘고 소설을 쓸 꺼냐? 그 얘기인가?' 다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뭘 쓰고 싶은 건지 모르겠네요. 저는 지금 횡설수설 중입니다.


#글쓰기

#한계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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