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에 윌라 오디오북에서 문자가 왔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브런치 작가 선착순 1000명에게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준다기에 신청했던 기억이 났다. 이미 1000명은 넘었겠지 생각했는데 빨리 신청한 편이었나 보다.
무료 이용권 쿠폰이 생긴 날은 친구를 만나러 군산에 다녀온 날이었다. 운전만 왕복 5시간을 해야 했다. 팟빵을 들으며 가려던 계획을 바꿔 윌라 어플을 켜봤다. 어떤 책이 있는지 둘러보는데 전부터 읽어보고 싶던 자기 계발서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가 있어 재생했다. 그날과 다음날까지 그렇게 책 한 권을 들었다.
저자 김유진은유명한 유튜버다. 전부터 새벽 기상을 주제로 꾸준히 업로드되는 그녀의 브이로그 영상을 보며 자극을 많이 받았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가 새벽 기상에 관심을갖게 될 거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래서 책이 나왔을 때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기회가 닿게 됐다.
책은 "새벽 기상을 하면 삶이 달라진다"는 다소 진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전에 그녀의 영상에서 봤던 내용과 책의 내용이 비슷하고, 책 안에서도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새벽 기상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녀 삶에 비추어 진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책을 듣는 시간이 아깝지만은 않았다.
다른 오디오북은 체험해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윌라의 특징은 책 전체를 성우가 직접 낭독해준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목소리가 편안해서 꽤 즐겁게 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우라고 다 내 입맛에 맞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성우는 오히려 그 특유의 톤 때문에 듣다가 중단한 것도 있다. 아무튼 이 책은 라디오를 듣듯이 편하게 들었다. 책을 읽는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고 확실한 주제가 정해져 있으니 그런 면에선 라디오보다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밑줄을 치면서 읽을 수 없다는 게 오디오북의 제일 아쉬운 점이었다. 책을 다 읽고 밑줄 친 것을 다시 보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이렇게 한번 들은 걸로 끝나버리니 책을 제대로 읽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눈으로 읽을 때만큼 집중하거나 몰입하는 느낌도 없다.
반면 장점이라면 역시 자투리 시간에 독서(아니 청서)하기에 좋다는 거다. 운전이나 청소, 산책을 할 때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두기에 좋다.(물론 아무것도 안 듣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오늘은 플로깅을 하며 몇 권의 인문서적을 듣다가그만뒀다.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은 잠시만놓쳐도 앞으로 다시 돌려야 해서 종이책보다 오히려 번거롭다. 아무래도 오디오북에 맞는 장르는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에세이나 소설, 자기 계발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