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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바람 Aug 20. 2021

첫 책을 출간했습니다. (feat. 독립출판 후기)

어쩐지 옛날 책 느낌이지만... 신간입니다 ㅎㅎ



작년 5월부터 1년 동안 브런치에 써왔던 <내 마음에 박힌 별, 산티아고>를 출간했습니다. 

전에도 썼지만 브런치 제휴사인 부크크에서 독립출판을 했어요.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될 무렵에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꼭 한번 독립출판을 해보고 싶었어요. 브런치 메뉴에서 '작가 지원 프로젝트'로 들어가면 '부크크 POD 출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어요. 밑에는 제가 처음 독립출판 준비할 때 쓴 글입니다.




부크크 독립출판 후기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퇴고의 늪에 빠지다.

이건 독립출판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만 피드백 없이 혼자 하다 보니 아무래도 퇴고에서 더 헤어 나오기 힘든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브런치 매거진에 초고를 쓰는 데 1년 정도 걸렸고(산티아고 글만 집중해서 쓴 건 아니지만요), 퇴고하는 데 3달 정도 걸렸어요. 브런치에 글을 발행할 때 이미 여러 번 고친 것들이라 한두 번만 퇴고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맞춤법 검사를 제외하고 5번 퇴고했는데 그것도 더 이상 고칠 게 없어서 마무리한 게 아니라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 하는 심정으로 끝냈어요. 적당한 선에서 멈추지 않으면 이러다가 평생 퇴고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브런치 작가가 부크크에서 책을 출판할 때 좋은 점.

브런치에서는 부크크에서 책을 출판할 경우 다양한 혜택이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썬 1~3% 추가 인세 제공 외에는 다른 혜택은 없는 것 같습니다(정확히는 제가 다른 혜택의 대상으로 선택받지 못한 거겠지만요;). '출판비용 0원'이 제일 큰 메리트였는데 알고 보니 부크크는 브런치 작가가 아니더라도 무료로 책을 출판해주는 곳이더라고요.


브런치 작가가 부크크에서 책을 출간할 때 받는 혜택.


아, 한 가지 좋았던 점은 있어요. 브런치 매거진에서 원고를 다운로드할 경우, 어느 정도 책 형식에 맞는 원고를 받을 수 있어요. 처음 원고를 열어봤을 땐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만약 백지상태에서 시작했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목차나 소제목, 사진 등이 투박하긴 해도 큰 틀은 어느 정도 잡아주고 있습니다.


처음 다운로드했을 때 원고 모습.



독립출판의 장단점.

제가 느낀 독립출판의 장단점을 말씀드리자면, 장점은 역시 '출판사에 투고하지 않고 내 책을 출판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혼자 책을 만드는 시간이 외롭고, 내지와 표지 디자인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책의 내용 못지않게 겉포장(내지와 표지 디자인 작업)도 중요하다는 걸,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부크크의 경우 종이 재질이나 책 규격, 무료 표지 등에 있어서 정해진 몇 가지 형식 안에서 선택해야 하다 보니 책 만들기가 좀 더 수월한 만큼 제가 원하는 외관(?)을 갖추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디자인 쪽은 아마 돈을 썼으면 더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부크크에서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거든요(가격은 유료 표지 8~15만 원 / 표지 디자이너에게 요청 시 25만 원 이상 / 내지는 규격에 따라 페이지당 1500~3000원). 디자인을 직접 할 수도 있고요. 저는 0원으로 출판하느라 따로 구입하진 않았어요. 다만 따로 저자 증정본이 없기 때문에 출판된 책은 구입을 해야 받을 수 있어요.


부크크에서 출판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책 규격과 표지 재질(내지 재질은 선택 불가).



부크크에서 출판하실 분들을 위한 소소한 tip.

1. 책 규격은 미리 정해서 한글문서 원고에 설정해 주세요.

부크크 '책 만들기'에 들어가면 선택할 수 있는 책 규격이 4가지가 있어요. 이 중에 규격을 정해서 처음 한글문서로 작업할 때 미리 설정해 놓으면 편합니다(쪽 -> 편집 용지). 나중에 수정하면 글이나 사진이 틀어져서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해요(제가 그랬습니다 ㅜㅜ).


2. 표지 재질은 샘플을 요청해서 받아본 후 선택하시길 추천합니다.

부크크 '책 만들기'에서 종이 샘플을 요청할 수 있어요. 표지 재질을 선택할 때 아르떼, 스노우(유광, 무광)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미리 샘플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아르떼로 선택했는데 인터넷으로 볼 때랑은 또 다르더라고요. 생각보다 반질반질한(?) 재질이었어요. 참고로 내지 재질은 선택이 안 된다고 해요. 저는 내지가 약간 거칠거칠하길 원했는데... 제 책은 반들반들 ㅎㅎ

        

3. 도서 승인 신청하기 전에 책 규격을 신중하게 선택해 주세요.

도서 승인이 난 후에도 원고를 한 달에 두 번 교체할 수 있어요(비용은 5000원). 하지만 ISBN 등록이 된 상태기 때문에 책 규격이나 페이지 수는 바꿀 수 없다고 해요. 저 같은 경우 제가 원하는 책 크기가 46판과 A5 사이즈 중간 크기라서 A5 사이즈로 선택했었는데 생각보다 책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46판으로 수정해서 받아본 후에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지금 생각해보면 46판이 책 가격도 더 저렴해졌을 것 같아요). 그러니 처음 신청할 때 신중하게 선택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독립출판을 경험했으니 다음에는 기획출판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 책을 사주실 분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염치없는 마음으로 구매처 링크를 올립니다.

책은 현재 부크크에서만 구입하실 수 있어요. 무료 표지를 사용할 경우, 10부 이상 팔려야 외부 유통이 가능하다고 해요ㅜㅜ


222페이지에 가격은 14,600원입니다(여기에 택배비가 추가돼요ㅜㅜ). 디자인 등 미흡한 부분이 많아서(사진 퀄리티도 좀 떨어지고요ㅜㅜ) 가격을 싸게 하고 싶었는데, 가격을 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혹시 외부 유통 전에 책을 구입해주신 분은 제게 살짝 알려주시면 변변찮은 사례나마 꼭 하겠습니다! 지금으로썬 10부만 팔려도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ㅎㅎ


다 쓰고 보니 정작 책 내용에 대한 소개는 없네요;; 이 책은 제가 2017년과 2018년에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담은 여행에세이예요. 같은 순례길이지만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고 보셔도 돼요. 순례기마다 소설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흐르도록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같이 순례길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산티아고 순례를 계획하는 분에게는 즐거운 여행 준비를 돕고, 다녀오신 분에겐 그곳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독자분에겐 작은 여유를 드릴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앞으로 책 내용 중 일부를 발행해서 브런치 북으로도 엮어볼 예정이에요. (전에 올렸던 글은 작가의 서랍으로 옮겼어요. 초고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책이지만 저의 첫걸음에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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