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하는 행정복지센터 앞으로 폭이 꽤 넓은 하천이 흐른다. 일터에서 몇 발자국만 걸어 나오면반짝이는 물결이 보이고 시원한 물소리가들려 가슴이 탁 트인다. 하천 양쪽으로는 하천만큼이나 넓은 길이 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거나운동하는모습을 볼 수 있다. 개개인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풍경만은 무척 여유롭다. 그 풍경 속에 쏙 들어가는 순간 나도 어쩐지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점심시간에 혼자 밥 먹을 기회가 있으면 나는 꼭 먹을거리를 간단히 사서 하천길로 간다. 어쩔 때는 그 1시간이 하루 중 유일한 내 시간이 될 때도 있다. 그래서 내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오늘도 마침 그런 날이었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우유를 사들고 벤치에 앉아 물멍을 때리며 점심을 먹었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까지 더해져 직장 근처가 아니라 어딘가로 훌쩍 떠나온 느낌도들었다.
잠시나마 일터를 빠져나와 갖는 조용한 시간이 참 좋다. 물 흐르는 소리에 오전 내 쌓인 피로가 조금 털어지는 것 같다.어디에서 일하든 나만의쉼터를 정해두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에는 하천길에 있는 벤치가 나의 쉼터가 될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운 쉼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