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나 순조롭지 않은 느낌이다.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요즘 하고 있는 매일 글쓰기 인증은 이번 주에 두 번이나 실패했고,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하리라 다짐했던 브런치 글 발행도 두 번이나 놓쳤고, 청소년상담사 공부도 오늘 새벽에는 하지 못했고, 올해 목표를 100권으로 잡아버린 독서도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내 시간을 갖기가 퍽 어렵다. 어젯밤에는 호야를 재우다가 같이 잠들었고, 오늘 새벽에는 내가 딱 미라클 모닝을 하려고 방에서 나가려는 시간에 호야가 벌떡 일어나서 한 시간 이상 이리저리 뒹구는 통에 잠들기를 기다리다가 또 내가 먼저 잠들고 말았다.
숙제를 많이 남겨놓은 듯한 찜찜한 기분으로 출근했는데, 다행히 혼자서 점심을 먹을 기회가 됐다.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에 대중은 없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혼자 점심을 먹는다. 그렇게 점심시간이라도 혼자 보낼 수 있으면 그나마 살만한 날이다. 그 ‘혹시 혼자 보낼 수 있을지 모를 1시간의 점심시간’을 위해서 항상 가방 가득 짐을 싸 갖고 다닌다. 다이어리 두 권과 필통, 책 한 권, 아이패드까지. 묵직한 백팩을 메고 출근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항상 “너는 무슨 학생처럼 하고서 출근을 하냐”며 놀린다.
퇴근길 달리기를 하는 날(퇴근할 때 집까지 뛰어가는 날=남편이 퇴근 후 호야 픽업을 담당하는 날)은 가방을 좀 가볍게 하는 편인데, 오늘은 욕심을 부리길 잘했다. 이렇게 점심시간을 뿌듯하게 보낼 수 있어서. 독서는 거의 못했지만 다이어리를 정리했고 이렇게 글도 썼다. 퇴근 후에는 남편과 호야가 돌아오기 전까지 공부도 해놔야지! 나에겐 아직 시간의 빈틈이 남아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