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적금처럼 꾸준히 해오던 글쓰기가 반응이 나쁘지 않아 프리랜서 기자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날 나는 그 당시 나를 자기연민에 빠지게 했던 비애, 그것의 정체를 깨달았다. 나의 비애는 아무것도 안 하고 나를 아주 괜찮은 사람으로 남들이 알아봐주길 원했다는 것이다. 나의 비애는 스스로 인정하고 존중할 만한 그 어떤 일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이 초라함이 비애의 정체였다.
나에게 없는 것을 인정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