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름
대부분의 이름이 손끝을 스쳐갈 때
어떤 이름은 마음에 감겨 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그 이름을 불러보기로 한다
마음은 가난했지만 가난하지 않은 웃음을 지녔던 이의 이름을
이미 오래전부터 입 밖에 내어본 적 없음에도 기어이 추억이 되지 못한
너의 이름을
부른다면, 앙상한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햇살처럼
너라는 온기가 무심하게 스며들지도 모른다
잊혔던 향기가 품을 파고들지도 모른다
두려워 푸드득 날아올라 사라질까
나는 끝내 부르지 못하고 다시 손에 쥐어본다
시린 하늘 아래 미안한 얼굴로 몸을 움츠리면서